/ChatGPT DALL·E.

침체에 빠졌던 벤처투자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새 정부의 벤처산업 육성 의지에 회수 시장 활성화 기대감까지 번지며 벤처캐피털(VC)들이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 신규 투자 규모는 전월 대비 두배 가까이 늘었다.

6일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이 발표한 ‘스타트업 투자결산’에 따르면 지난달 총 127곳 스타트업에 8601억원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전달인 6월 지난 85곳 스타트업에 4679억원이 투자된 점을 감안하면, 한달 만에 금액 기준 투자 규모가 84% 가까이 늘었다.

시드(seed) 단계 투자부터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 단계까지 국내 벤처캐피털(VC) 및 기관 투자자들의 지난 7월 한달간 스타트업 신규 투자를 집계한 것으로, 125곳 스타트업에 7295억원이 투자된 지난해 7월과 비교해선 금액 기준 투자 규모가 18% 증가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벤처투자 시장은 위축을 이어왔다. 경기 침체로 투자가 위축된 데 더해 상장 문턱 상향에 투자금 회수마저 어려워지면서 혹한기를 넘어 빙하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난달 반등을 시작해 단일 1700억원 이상 투자 사례도 나왔다.

업계에선 2022년 금리 인상 이후 지난해까지 침체를 겪은 벤처투자가 침체기 하단을 지나는 모양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이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VC들이 다시 적극적으로 신규 투자를 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모바일 어드벤처 롤플레잉게임(RPG) ‘가디언 테일즈’로 잘 알려진 게임 개발사 콩스튜디오는 최근 국내 VC를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진행, 총 5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 2021년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몸값을 3500억원 수준 하향해 자금을 조달했다.

혁신의숲 7월 스타트업 투자결산. /마크앤컴퍼니 제공

여기에 새 정부 정책 기대감이 벤처투자 시장에 훈풍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미 1호 공약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을 내세웠는데, ‘벤처투자 시장 육성으로 벤처 강국 실현’이 담겼다. 모태펀드는 1차 정시 출자 규모를 30% 증액하기도 했다.

분야별로는 ‘제조·하드웨어’ 부문이 투자금 기준 1위를 기록하며 시장 회복을 견인했다. 총 3337억원의 투자가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719억원이 수산화리튬을 제조·판매하는 이차전지 소재 기업 이녹스리튬에 몰렸다. 단일 투자 건으로 올해 최대 규모다.

기업 수 기준으로도 제조·하드웨어 분야가 24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AI·딥테크·블록체인, 헬스케어·바이오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생성형 AI, 디지털 헬스케어 등으로의 투자자 관심이 몰리면서 지난달 전체 투자유치 기업 수가 전월 대비 40곳 이상 증가했다.

투자 기관별로는 한국산업은행이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솔, 일리미스테라퓨틱스, 로앤컴퍼니, 프리뉴, 에버엑스 등 총 11개사에 투자를 집행했다. 뒤를 이어 한국투자엑셀러레이터, IBK투자은행 등이 활약하며 민간·정책금융이 나란히 벤처투자 회복세를 주도했다.

혁신의숲을 운영하는 마크앤컴퍼니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두달 연속으로 투자 금액과 건수 모두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면서 “회복 흐름의 초입으로 보이며,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정상화가 본격화하면 벤처투자 규모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