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백형선

한국 주식시장의 고질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지난해 9월 기업 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기업들을 추려 구성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코스피 등 기존 지수와 큰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월간 기업 가치 제고 현황(2025년 7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까지 코리아 밸류업 지수 상승률은 35.8%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도입된 기업 지배 구조 개선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는 지난달 15일 1306.37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도 8341억원으로 작년 11월 최초 설정(4961억원) 대비 약 68%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또한 35.3%에 달해, 밸류업 지수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200의 경우, 밸류업 지수의 상승률보다 높은 38%를 기록했다.

밸류업 지수는 최초 구성 당시 시가총액과 거래 대금 등과 함께 수익성, 주주 환원, 시장 평가, 자본 효율성 등 다양한 질적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들을 포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밸류업 지수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우량주를 대거 포함하고, 시가총액에 따라 편입 비율이 제한되는 방식을 채택해 전체 코스피와 비슷한 추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는 지난 정부 때 기업 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며 “지수를 먼저 만든 후 종목을 편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코스피와 크게 차별성을 두기가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