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제 개편안은 증시 부양을 위한 정책과 정반대 조치.”(시티)

“채찍은 있고 당근은 없다.”(CLSA)

정부가 증세에 초점을 둔 세제 개편안을 내놓은 충격으로 지난 1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대폭 하락하고 투심이 크게 흔들린 가운데,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놨다. 불과 두 달 전 이재명 대통령 당선 때는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 잡았던 것과 정반대 행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티은행은 최근 한국 세제 개편안을 이유로 글로벌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에서 아시아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0.5(비중 다소 확대)에서 ‘중립’으로 축소했다.

앞서 홍콩계 증권사 CLSA는 1일 ‘이런, 증세라니(Yikes, tax hike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채찍은 있고 당근은 없는’ 세제 개편안을 비판했다. 또 세제개편안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져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이번 세제 개편안은 그동안 대통령이 공언했던 한국 증시 재평가 정책과 다른 방향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상속·증여세 인하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배당소득세 분리과세도 제한적 조건과 함께 높은 세율로 설정돼 대주주가 배당성향을 확대하도록 할 수준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도 그간 랠리를 이끌었던 증시 친화 정책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어렵다고 진단했고, 골드만삭스도 1일 주가 급락 배경으로 세제 개편안을 원인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