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기존 10%에서 15%로 상향 조정된 가운데 K-뷰티 업체의 수익성이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서울 명동의 화장품 매장 모습. /연합뉴스

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직수출 구조를 운영하는 일부 화장품 업체는 인보이스(수출신고)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관세를 대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출 단가는 하락하지만 물량은 유지돼 통계상 수출 금액만 감소하는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품 원가가 10달러인 경우 인보이스 가격을 8.5달러로 낮추면, 미국 법인은 여기에 15%의 관세(1.275달러)를 납부하게 돼 총 매입원가는 9.775달러가 된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한국 본사의 수익은 줄지만, 미국 법인은 낮아진 매입단가로 수익성이 개선된다”면서 “특히 자체 유통망을 보유한 경우 소비자 판매가는 유지되므로 마진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결국 한국과 미국 법인의 손익을 연결 기준으로 보면, 인보이스 가격 인하로 인한 손실은 없으며, 관세 최적화를 통해 전체 수익성이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2B(기업 간 거래) 유통 대행사를 통해 간접 수출하는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의 경우 미국 현지 물류창고에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해두고 있어, 이날부터 적용되는 관세 인상이 즉각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보다는 일정 기간 완충 작용을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기존 재고를 활용한 출고가 이어지면서 가격 안정세가 유지될 수 있으나, 하반기 중순 이후 재고가 점차 소진됨에 따라 관세 인상분이 납품가에 반영되고, 이를 계기로 브랜드별로 소비자 가격 조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유통 구조상 마진 여력이 크지 않은 브랜드일수록 가격 인상 압력이 더욱 빠르게 가시화될 수 있어, 하반기 실적과 수요 탄력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국내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업체들은 관세 회피를 목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으로의 전환을 검토해왔으나, 실제 이관이 성사된 사례는 드물다. 가장 큰 제약 요인은 생산 단가다. 이 연구원은 “한국 법인은 여전히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건비 차이에 더해 높은 생산성, 자재 조달(SCM) 효율 등 다양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