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정부가 은행 대출금리에 붙는 ‘교육세’ 세율을 높이기로 한 가운데 세 부담이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막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현재 교육세는 가산금리에 포함돼 은행이 아닌 금융 소비자가 사실상 전액을 부담하는 구조다. 교육세를 가산금리에 더할 수 없게 될 경우 은행 등 금융사는 매년 3조원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최근 금융·보험업에 부과되는 교육세의 금융 소비자 전가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교육세 등이 포함된 법정 비용을 가산금리에서 빼 금융 소비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더는 것은 대통령의 공약”이라며 “여러가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세는 교육 시설 확충과 교원 처우 개선 목적으로 걷는 세금이다. 교육세법에 따르면 금융·보험사 등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수익금액(이자수익)의 0.5%(1000분의 5)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정부는 과표 구간을 새로 신설해 수익금액이 1조원 이상일 경우엔 세율 1.0%를 적용하는 안을 세법개정안에 포함시켰다.

문제는 가산금리 체계 개편 없이는 늘어난 교육세가 모두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가산금리에 법적비용 명목으로 교육세를 더해 금리를 산정한다. 예컨대 은행이 신용점수 등을 기반으로 산출한 대출금리가 연 5%라면, 이 금리의 1000분의 5인 0.025%를 교육세로 가산금리에 더해 최종 대출금리(연 5.025%)를 산정하는 식이다. 세율이 1%로 오르면 최종 대출금리는 연 5.05%가 되는데, 금융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대출 이자는 늘게 된다.

이러한 비용 전가가 이뤄지지 않도록 막겠다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구상이다. 은행법을 개정해 교육세 등의 항목을 가산금리에 더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안은 앞서 여러 차례 거론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은행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엔 지급준비금, 예금자보호 보험료 등을 가산금리 산입 금지 항목으로 명시했다. 교육세는 최종안에서는 빠진 상태로, 추후 정무위에서 재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래픽=손민균

은행들의 반발은 크다. 휘발유·차량·주류 항목도 교육세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대출금리도 차주(돈 빌리는 사람)가 교육세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세금이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세제 개편 적용될 경우 교육세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산금리 산입 불가 시 금융사가 이 세금을 모두 내야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금융·보험사로부터 징수한 교육세는 1조7504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은행 관계자는 “상생금융, 생산적금융 등에 대한 정부의 요구는 커지는데 세 부담까지 늘어나고 있다”며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가산금리 산정 항목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경영 개입이기도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