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코스피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재차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2021년 8월 이후 4년여 만에 3250선을 회복했다. 사상 최고치(3305.21)까지는 50포인트 남았다. 올해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테슬라 발(發) 호재까지 더해져 증시의 상승 동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90포인트(0.74%) 오른 3254.47로 마감했다. 2021년 8월 9일(3260.42) 이후 종가 기준 최고치다. 지수는 전장보다 2.74포인트(0.08%) 오른 3233.31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웠다. 장중 3269.40까지 오르며 최근 1년 내 연고점도 새로 썼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각각 6375억원, 38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순매수를 포함 지난 23일부터 6거래일 연속 ‘바이코리아’를 택했다. 이 기간 동안 누적 3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이날 1조9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상향 조정했다. IMF는 “완화적 정책 기조,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하반기 점진적 경기 회복세가 시작돼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무역 협상도 이날 증시에 호재가 됐다. 장 초반까지만 해도 한·미 무역협상 경계감에 눈치 보기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협상 타결’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관세 피해 업종으로 꼽혔던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주로 매수세가 대거 몰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에 이어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까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합류했다”면서 “미국과의 협상 이후 지원 기업들의 장기적인 사업 개선 가능성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주가는 3% 가까이 올랐다. 관세 협상 기대감에 더해, 테슬라와 인공지능(AI) 칩 ‘AI6’ 파운드리 공급 수주 계약을 맺었다는 점까지 재부각됐다. 지난 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삼성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히면서다.
테슬라 AI칩 수주 계약에 대한 기대감은 이날 삼성그룹주와 반도체 관련주 전반에 확산됐다. 특히 삼성전기가 AI6 반도체 기판을 공급할 수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오면서 이날 삼성전기 주가는 약 11% 올랐다. 반도체 소부장주인 대덕전자, HPSP도 강세를 보였다.
정의선 회장의 미국행 소식으로 자동차 품목 관세 협상·미국 진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현대차와 기아 주가도 상승했다. 또 조선 부문에서 한미 협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로 인해 HD한국조선해양이 올랐고, 전날 김동관 부회장의 방미 소식이 전해진 한화그룹의 한화오션도 상승했다.
이차전지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6조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공시한 게 이차전지주 전반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해당 계약의 고객사도 테슬라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반면 미디어·레저 관련주는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군사 협력 요구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한 게 악재가 됐다. 파라다이스 주가는 2% 넘게 내렸다. 게임주도 약세를 보였다. 크래프톤 주가는 4% 가까이 내렸고, 넷마블도 약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소폭 하락 마감했다. 전날보다 0.78포인트(0.10%) 내린 803.67에 장을 마쳤다. 전장보다 0.31포인트(0.04%) 오른 804.76으로 출발해 장 후반 들어 하락으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순매수(580억원)에도 기관과 개인이 각각 199억원, 3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권에 포진한 제약·바이오주의 주가 하락이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비만 치료 주사제 ‘위고비’의 판매사 노보노디스크가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게 악재가 됐다. 비만치료제 테마주로 묶여 상승했던 삼천당제약 주가는 이날 약 8% 하락했다.
이외 엘테오젠, 펩트론, HLB, 파마리서치,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도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발 이차전지 훈풍에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주가는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발 훈풍 덕에 상승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6.90원 내린 1382.80원을 기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고용 불안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시장 금리와 달러 인덱스가 동반 하락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