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7월 30일 15시 4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 업체 중 한 곳인 케이옥션이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 0%였던 CB 금리를 2.8%로 상향 조정해준 것이다. 금리는 은행 대출 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295억원 규모 CB에 대한 풋옵션 행사는 두 달 후부터 가능해진다.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훨씬 낮은 현 상황에서 투자자가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대신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커지자, 케이옥션은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금리를 높여 조기 상환을 방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케이옥션은 2022년 LB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발행했던 CB의 풋옵션 상환 조건을 변경했다.
앞서 LB인베스트먼트는 케이옥션 CB 295억원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이자율이 0%인 ‘제로금리 CB’였다. 케이옥션의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상환 받기보다는 전환할 생각으로 투자했던 것이다. 사채 만기일은 2027년 9월 26일로 예정돼있으며, 올해 9월 26일 조기상환 청구 시기가 도래한다.
케이옥션은 LB인베스트먼트가 일정 기간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사전 통지할 경우 금리를 인상해주는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변경된 조건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첫번째 조기상환 청구 기간 개시일(9월 26일)의 두 달 전인 7월 25일부터 한 달 간 ‘조기상환 청구권의 불행사’를 사전 통지하면 연 2.8%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불행사 사전 통지 기간은 내년 1월 25일~2월 25일, 7월 25일~8월 25일, 2027년 1월 25일~2월 25일에도 도래한다. 6개월에 한 번씩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통지하고 2.8%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B인베스트먼트가 CB를 인수했을 당시 전환가액을 6564원으로 정했는데, 이는 현 주가(4460원)보다 약 47%나 높은 가격이다. 즉,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시장에서 판다면 LB인베스트먼트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LB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선 9월 말 조기상환 청구 기간이 도래하면 풋옵션을 청구할 공산이 컸다. 케이옥션은 CB 상환에 필요한 295억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금성 자산이 147억원(1분기 말 기준)에 불과한 만큼 조기상환을 막아야 할 필요성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오는 9월 LB인베스트먼트가 풋옵션을 조기상환할 시 케이옥션은 은행권 차입을 통해 상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은행 금리(3%대)보다 소폭 낮은 2.8%의 금리를 제공하고 조기상환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 변경은 케이옥션과 LB인베스트먼트 간 사전 협의 끝에 이뤄진 것이다.
케이옥션은 최근 2년 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에는 42억원, 지난해에는 47억원의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손실은 6억5000만원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