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엔 주가가 29일 가격 제한폭까지 내렸다. 캔버스엔 일부 투자자가 보유한 물량이 반대매매로 청산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반대매매 물량은 약 10만주로 이날 전체 거래량의 약 12%에 달했다.
드라마 제작 기업인 캔버스엔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증권형 토큰(STO) 사업을 추진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새 정부가 STO 법제화 공약을 내놓은 상황에서 캔버스엔이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5월 한 달 동안 캔버스엔 주가는 두 배 넘게 뛰었다.
하지만 STO 관련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잦아들자 주가가 하락했고, 이날 반대매매 물량까지 쏟아져 나왔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족’이 늘어나면서 반대매매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상승을 지속하고 있지만, 주가가 급등했던 정책 테마주의 거품이 꺼지면서 반대매매가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최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21조830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이면서, 3개월 전인 지난 4월 25일 17조4000억원 대비 4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해 투자한 일부 빚투족이 테마주를 중심으로 반대매매로 손실을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는 담보 주식의 가격이 담보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반대 매매로 주식을 처분해 대출을 회수한다.
일례로 자율주행 테마주로 주목 받았던 퓨런티어는 신용잔고 비중이 시가총액의 14.2%에 달한다. 하지만 7월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일일 반대매매 비중이 20%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차전지 테마주 티라유텍도 신용잔고 비중이 11% 수준으로 최근 주가 하락에 반대매매 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졌다.
증시가 호황을 보이는 것과 별개로 일부 종목에서 반대매매 사례가 나오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법 개정안,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등 정책이 추진되는 만큼 단기 이슈를 통한 투자보다는 실적, 사업 안정성, 성장성 등을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우호적 환경을 이어가겠으나, 가파른 반등으로 레버리지 기반 투자 확대가 과열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