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미국 자회사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감리위)의 논의가 마무리됐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금융감독원 감리 결과와 감리위 의견을 종합해 최종 징계 수준을 판단할 예정이다. 다만 감리위 안에서 위원 간 의견이 엇갈렸고, 증선위 일정도 지연될 예정이라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리위는 지난 24일 SK에코플랜트의 회계 위반 안건을 심의하고 의견을 종합해 증선위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감리위는 관련 자료가 방대해 두 차례에 걸쳐 심의했다. 이 과정에서 위원마다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감리위 관계자는 “증선위에서 최종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감리위의 최종 의견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위원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나왔고 혐의에 대한 판단도 다소 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미국 연료전지 자회사의 매출을 과대 계상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SK에코플랜트에 대해 검찰 고발, 전 대표이사 해임, 수십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등의 의견을 냈다. 회계 위반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고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감리위 위원들은 SK에코플랜트가 IPO를 염두에 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의 매출을 부풀렸는지를 두고 다소 의견이 갈렸다고 한다. 고의성을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회계 위반 사건에서 고의 여부는 제재 수위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증선위는 앞서 금감원이 ‘고의’로 판단한 카카오모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의 회계 부정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중과실’로 제재 수준을 낮춘 바 있다.
시장에서도 SK에코플랜트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회사 매출을 과대 계상했다고 보기엔 그 규모가 유의미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매출 과대 계상 규모가 앞선 (고의 판단을 받은) 사례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실질적으로 공모가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공은 증선위로 넘어갔다. 증선위는 금감원과 감리위의 의견을 바탕으로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한다. 하지만 금감원이 여름휴가철을 고려해 휴지기에 들어간 만큼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 이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다음 증선위 회의는 오는 8월 27일로 잡혀있다. 증선위에 고려아연·영풍 경영권 분쟁 중 불공정거래 의혹, 홈플러스 사태 등 주요 안건들이 산적해 있어 상정 시점은 더 미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