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로고 /AFP 연합뉴스

코로나 호황 이후 명품 업계가 구조적 침체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크리스찬디올, 루이비통 등 명품을 소유하고 있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의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며, “예상보다 부진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몽클레르도 지난 24일 실적 보고서에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고 밝혔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실적발표 후 WSJ에 “최근 실적 부진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WSJ는 “투자자들은 뭔가가 잘못된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주요 명품 주식을 담당하는 UBS 애널리스트들 또한 “2년간 회복을 기다려온 끝에 투자자들이 업계의 장기적인 구조적 매력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WSJ는 “지난해 기록적 엔화 약세로 인한 중국인들이 일본에서 명품을 사재기했다”며 “이제는 이런 차액거래 창구가 닫혔다”고 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 이후부터 과도한 가격 인상을 단행한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신임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더 나은 가성비를 갖춘 중소형 명품 브랜드들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격을 크게 인상하지 않은 보석 브랜드들은 매출 타격이 없는 상태라고 WSJ는 전했다. 명품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 등을 보유한 리치몬트 그룹은 주얼리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명품 업계의 가격 인상 소식 등이 활발히 공유되면서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의 반감이 커진 것도 브랜드 매력 감소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WSJ은 “소셜 미디어에서 명품 브랜드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증가세는 정체되어 있으며, 올해 온라인 참여도는 2022년의 40%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