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업종 전체를 고루 담기보단 소수 핵심 종목의 비중을 늘린 ‘집중형’ ETF의 수익률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세장에서 주도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ACE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올해 들어 주가가 16.3% 올랐다. 같은 글로벌 반도체 유형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반도체’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가 연중 주가 상승률을 각각 7.8%, 2.9%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과가 두드러졌다.
주요 종목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가 수익률 격차로 이어졌다. ACE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는 SK하이닉스(22%)를 비롯해 엔비디아(22%), TSMC(22%), ASML(15%) 네 종목 비중이 80%가 넘는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주가가 올해 들어 각각 57.1%, 20.8% 뛰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반면에 KODEX 미국반도체와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은 기초 자산에 SK하이닉스가 없고, 엔비디아 편입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대신 다른 글로벌 반도체 종목을 4~12%가량 고루 담았다.
편입 종목 수도 ACE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11개로 적은 편이다. KODEX 미국반도체와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은 각각 27개, 31개다. 주도 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는 국면에서 집중도가 수익률로 연결된 셈이다.
다른 테마에서도 집중형 ETF가 선전했다. 글로벌 원자력 섹터에선 KB자산운용의 ‘RISE 글로벌원자력’이 올해 60%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카메코(CCJ),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EG) 3개 종목의 비중이 57%인 것이 특징이다.
방산 업종 ETF 중에선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가 연중 주가 상승률이 167%가량으로 뛰어났다. 두 ETF 모두 5개 종목 비중이 약 80% 수준으로 높다.
다만 집중형 ETF의 특성상 소수 종목의 부진이 ETF 전체 수익률을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분산 투자라는 ETF 취지에 맞춰 극단적 종목 쏠림을 제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TF 구성 종목은 최소 10개 종목 이상이어야 하고, 1개 종목의 비중이 30%를 넘어선 안 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승장에서는 시장 지수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조정 국면에선 그만큼 낙폭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