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7월 23일 16시 1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피투자기업 이사회 참여 자제가 벤처캐피털(VC)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투자 리스크 통제 수단이었던 이사회 참여가 개정 상법하에서 되려 법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하면서다. 22일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공포·시행됐다.

23일 VC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벤처캐피탈연수원이 개설한 VC 대상 개정 상법 실무 교육이 과정 개설과 동시에 조기 마감됐다. 개정된 상법의 핵심 내용과 실무 대응 방안을 다루는 과정으로,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3회 개최를 예정했는데 모든 회차 정원이 찼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상법 개정 논의 초기만 해도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VC와는 큰 연관이 없다는 인식이 다수였지만,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면서 “일부 VC는 이미 운용 내규상 이사 등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마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VC들의 우려는 상법 제382조의 3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에서 출발했다. 상법 개정안에서 회사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할 의무가 개정안에 새롭게 추가·명시됐다.

VC들은 유망 벤처기업 투자 시 통상 투자계약서에 ‘이사 1인 지명권’을 명시해 대표 펀드 매니저나 핵심 운용 인력을 피투자회사 이사진에 포함시켰다.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와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VC업계 또 다른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이사는 충실의무 위반 시 책임이 있었지만, 이제는 단순 실수나 의사결정 찬성만으로도 주주 손해에 대한 책임을 인정받기 쉬워졌다는 두려움이 생겼다”면서 “VC의 경영 참여 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VC의 벤처기업 투자계약에 이른바 ‘옵서버 참석권’ 조항이 더 빈번히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옵서버 참석권은 정식 등기이사로 피투자기업의 이사회에 참가하는 대신, 이사회 정보를 공유받고 의견만 개진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국내 VC 한 고위 임원은 “VC들이 이사회에서 발언은 하되 책임은 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리스크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계약 구조와 투자 관행이 상법 변화에 따라 한층 보수적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