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미국과 일본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자 일본 자동차주가 일제히 폭등했다. 도요타를 비롯해 마쓰다, 스바루,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두 자릿수 급등세를 기록하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할 예정이던 27.5%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이 상승 촉매 역할을 했다.

그동안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고율 관세 부과 우려로 주가가 눌려 있었던 만큼, 이번 극적인 협상 타결이 주가 급등의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전문가들도 이번 상승을 “이례적인 급등”이라고 평가한다. 도요타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5% 넘게 뛰었고, 마쓰다·스바루는 장중 상승률이 18%를 넘었고, 혼다도 12%대 강세를 기록했다. 완성차 섹터 전체가 동시다발적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로 급등한 경우는 드물다.

이날 일본 시가총액 1위 도요타를 포함한 자동차주 급등에 힘입어, 일본 대표 지수인 닛케이평균도 장중 3.9% 넘게 오른 4만1342를 찍으며 최근 1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종가는 전날 대비 3.7% 상승한 4만1227.16. 닛케이평균 역대 최고치는 2024년 7월 11일 4만2224.02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완성차 회사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도요타가 올랐는데, 현기차가 안 오를 이유가 없다”는 심리가 퍼졌다. 실제로 이날 한국 증시에서도 현대차와 기아가 7~8% 안팎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한 매수세가 폭발하면서 이날 하루 거래량이 평소의 5배가 넘었다. 종가는 전날 대비 7.5% 오른 22만2000원이었다. 기아도 8.5% 상승한 10만6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소비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장기간 해외 제조사가 시장을 지배해 미국 내 생산 설비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수입차 점유율 1위인 일본뿐 아니라 2위인 한국과의 원만한 관세 협상 해결이 양국 모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오늘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