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상반기 받은 외화 증권 배당금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예탁결제원을 통해 국내 투자자에게 지급된 외화 증권 배당금은 총 10억560만달러(약 1조4000억원)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4억860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라고 예탁결제원은 전했다.

시장별로는 미국 상장 종목이 지급한 배당금이 9억2900만달러로, 전체 지급액의 92.4%를 차지했다. 일본 시장 종목(5.2%) 배당이 뒤를 이었다. 미국 시장에서 받은 배당금 비율은 2021년에는 76.3%였으나, 2023년 87.2%, 지난해 89.3%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배당금 지급액이 가장 많았던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미국 ETF(상장지수펀드) 상품이었다. 가상 자산을 테마로 한 ETF들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배당 1위는 미국 가상 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 ETF로, 전체 배당금의 10%(1억2400만달러)에 달했다. 2위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기업인 스트래티지가 기초 자산인 ETF였다. 이 ETF에서 받은 배당액은 1억730만달러였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기초 자산으로 한 ETF가 뒤를 이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상대적으로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추구한다”며 “증권사들이 해외 영업을 확대하면서 외화 증권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고, ETF가 이를 더 간편하게 만들며 ETF 투자로 얻게 된 배당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