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스튜디오 CI.

이 기사는 2025년 7월 18일 17시 1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모바일 게임 개발 스타트업 콩스튜디오가 벤처투자 시장의 ‘게임 외면’ 기류를 뚫어냈다. 국내 대형 벤처캐피털(VC)의 연쇄 투자를 끌어내며 500억원 규모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게임업종 신규 투자가 1000억원에도 못 미쳤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18일 VC업계에 따르면 콩스튜디오는 최근 국내 VC를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진행, 총 500억원을 조달했다. 콩스튜디오 개발 본부인 콩스튜디오코리아가 신주를 발행하는 구조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리드 투자자로 나서 이번 신규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벤처투자펀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을 활용해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외 SV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코나인베스트먼트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을 투자했다.

콩스튜디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넥슨 출신 석광원 대표가 2013년 설립했다. 2020년 출시한 모바일 어드벤처 롤플레잉게임(RPG) ‘가디언 테일즈’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 2021년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

콩스튜디오는 이번 신규 투자금을 활용, 가디언 테일즈를 이을 신규 게임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국 본사가 아닌 콩스튜디오코리아를 앞세운 것도 같은 이유다. 콩스튜디오코리아는 콩스튜디오가 설립 2년 만인 2015년 세운 한국 지사이자 개발 본부로 전해졌다.

콩스튜디오의 이번 대규모 투자유치를 두고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작 게임 흥행 성공률이 낮고, 투자금 회수도 쉽지 않아 게임 스타트업은 VC들의 투자 기피 1순위 업종이 됐지만, 대형 VC들이 대거 콩스튜디오로 신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에 따르면 국내 VC들은 지난해 게임업종에 999억원만을 투자했다. 전년(1154억원) 대비 13% 이상 줄어든 수치로, ICT제조·ICT서비스·전기/기계/장비·바이오/의료 등으로 나뉜 주요 업종 가운데 투자 금액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내 VC들이 콩스튜디오의 신작 개발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2020년 가디언 테일즈 출시 게임 내 영웅 캐릭터를 꾸준히 새롭게 선보이는 것은 물론, 게임 내 공략 콘텐츠를 강화·확장하는 방식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콩스튜디오 대표작 '가디언 테일즈' 포스터. /카카오게임즈 제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콩스튜디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80억원) 대비 27%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억원에서 27억원으로 52% 가까이 증가했다. 콩스튜디오 전체 매출도 비슷한 성장을 이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몸값이 하향 조정된 것도 VC들의 투자 결정을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콩스튜디오는 콩스튜디오코리아로 신규 자금을 조달받으면서 프리밸류(투자유치 전 기업가치) 약 3500억원에 향후 콩스튜디오 지분과 최종 스와프할 수 있는 조건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콩스튜디오는 지난 2021년 9월 6200만달러(한화 약 7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는데, 당시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를 인정받으며 유니콘이 됐다. 콩스튜디오코리아 투자로 콩스튜디오 지분을 절반 이하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21년은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절로 기업가치가 조금 부풀려진 측면이 있긴 하지만, 시장에선 콩스튜디오 상장 시 1조원 이상 가치는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VC들은 콩스튜디오를 제2의 시프트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콩스튜디오가 추가 투자금 조달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내 VC들의 투자 관심이 큰 데 따른 것으로 약 300억원 규모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올해 VC의 게임업종 투자 규모도 급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