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위한 3차 매수를 진행 중이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 주가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회사가 소각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사들이는 동안 수급 측면에서 주가 하단을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해온 것이다.

그렇다면 단기 투자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언제 사서, 언제 팔아야 할까.

앞서 삼성전자가 두 차례 자사주를 매입했을 때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삼성전자의 하루 자사주 매입 규모가 줄어드는 시점이 주가의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하루 동안 사들이는 주식 수를 확대하는 동안에는 주가가 오르다가 일일 매수 규모가 줄어들 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식이다.

이번 3차 매입 때도 같은 흐름을 보일 수 있다. 투자자들이 장이 열리기 전 자사주 매입 신청 규모를 확인한다면 단기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 등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삼성전자 보통주는 14일 오전 11시 기준 6만21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4~6월)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지난 9일 6만400원까지 밀렸다가, 반등하면서 6만2000원대를 횡보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보통주 100만주와 우선주(삼성전자우) 13만5000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차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한 뒤 이튿날부터 보통주와 우선주를 매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기준 3조5010억원어치(5688만8092주)를 오는 10월 8일까지 사들일 계획이다. 이달 9일부터 지난 11일까지 매일 100만주씩 매입해 목표치의 5%를 넘어섰다. 이날도 100만주를 매수하면 달성률이 7.03%로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앞서 1차와 2차 자사주 매입 때도 목표치의 20%까지 매수 규모를 유지했다. 3차 자사주 매입도 같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이달 25일까지 하루 100만주 규모의 ‘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또 1차와 2차 자사주 매입 때 달성률 20%를 넘어선 시점부터 하루 매입 규모를 확대했다. 이후 달성률 75% 이후부터는 하루 매입 규모를 줄여 나갔다. 이번 3차 매입에도 과거 매입 방식을 따른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의 하루 자사주 매수량은 이달 말부터 9월 중순까지 늘었다가, 이후부터 단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하루 자사주 매입 규모는 주가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줬다. 1차와 2차 자사주 매입 때 목표치의 75%를 달성하고 이튿날인 지난 1월 10일과 지난 4월 11일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2.17%, 2.13% 떨어졌다.

자사주 매입 규모를 확대한 시기(목표치 대비 20~75%)와 줄이는 시기(목표치 대비 75~100%)의 주가 상승률도 차이가 있었다. 1차 자사주 매입 때 일일 평균 주가 상승률은 확대기에 0.32%, 감축기에 0.04%였다. 같은 기준 2차 자사주 매입 때도 확대기 0.24%, 감축기 0.06%로 차이가 있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번 3차 자사주 매입 과정에서도 감축기에 들어서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자사주 매입 외에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와 엔비디아에 6세대 HBM(HBM4) 개발 일정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기반으로 이르면 이달 중 반도체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결정할 전망이다. 또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다음 달부터 HBM4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