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에 테슬라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테슬라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원금 손실이 난 사례가 발생했다. 머스크 CEO가 신당 창당을 발표한 뒤 테슬라 주가가 300달러 선을 다시 밑돌면서 앞으로 만기가 다가오는 ELS에서도 추가 손실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ELS는 기초 자산으로 하는 주식이나 주가지수가 만기까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을 받는 상품이다. 반대로 만기 때까지 조건을 충족 못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ELS는 보통 만기가 3년이지만, 6개월짜리 단기 상품도 있는데 이번엔 테슬라 주가가 고점일 때 발행한 단기 상품에서 손실 사례가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신영증권 ELS ‘신영증권플랜업 12251호’는 지난 2일 만기 상환 평가일에 원금 손실을 확정했다. 신영증권은 손실률 -20.04%를 반영해 오는 11일 테슬라 주식으로 실물 상환할 예정이다. 테슬라 주가가 추가로 하락해 투자자의 손실은 더 클 수 있다.

신영증권플랜업 12251호는 지난 1월 10일 발행됐다. 최초 기준가는 테슬라 주가 394.74달러였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4월 조기 상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머스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초대 수장을 맡은 것이 걸림돌이 됐다.

신영증권플랜업 12251호는 이번 만기 상환 평가 때도 테슬라 주가가 최초 기준가의 100%에 못 미치는 315.65달러로 나타나면서 결국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면서 테슬라 주가가 급등락한 여파가 컸다.

하나증권의 ELS ‘제16125회’도 원금 손실이 났다. 이 ELS 역시 테슬라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 지난해 12월 30일 발행 때 최초 기준 가격이 테슬라 주가 417.41달러였다. 지난달 30일 만기 평가 때 테슬라 주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80%(333.93달러)를 넘었어야 했는데, 317.66달러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하나증권은 ELS 제16125회 손실률 -4.9%를 반영해 테슬라 주식으로 오는 9일 실물 상환한다.

앞으로 원금 손실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머스크 CEO가 ‘아메리카당’ 창당을 발표한 여파로 테슬라 주식은 밤사이 뉴욕증시에서 293.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새 6.79%(21.41달러)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당장 오는 10일이 만기 상환 평가일인 하나증권 ELS ‘제16139회’는 테슬라 주가가 315.79달러를 넘어야 한다. 같은 날이 만기 상환 평가일인 하나증권 ELS ‘제16141회’는 테슬라 주가가 296.06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주가에서 반등하지 못하면 두 ELS 모두 원금 손실이 난다.

아직 만기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테슬라 주가가 400달러를 넘으며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2월 발행 상품들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당시 테슬라 주식을 기초로 발행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ELS는 총 9개로 38억5000만원어치다.

미래에셋증권의 ELS ‘35719′는 최초 기준가(2024년 12월 12일)가 테슬라 주가 418.1달러다. 오는 9월 4일 만기 평가일까지 테슬라 주가가 최초 기준가를 밑돌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한화증권의 ‘한화슈퍼트래커 ELS 30058호’ 역시 최초 기준 가격(2024년 12월 19일)이 테슬라 주가 436.17달러다. 오는 9월 23일 만기 상환 평가일에 이 주가를 못 넘으면 원금 손실이 난다.

ELS 투자자뿐만 아니라 테슬라 주식에 직접 투자한 ‘서학개미(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 자산’ 서비스와 연동한 테슬라 투자자 30만8418명의 평균 평가 이익률은 5.65%다. 아직 플러스(+) 상태이지만, 투자자의 40% 이상이 손실 구간에 들어 있다.

테슬라 일일 주가 상승·하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SLL’은 투자자 4만9567명의 평가 손실률이 34.95%에 달한다. 투자자 60% 이상이 손실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