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파생결합증권 잔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수요가 일부 회복되고,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ELS 상품의 만기가 지난해 집중되면서 올해 상환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 잔액이 8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파생결합증권은 주가, 이자율, 환율, 원유, 곡물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유가 증권을 말한다. 주가나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일반적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가 있으며, 채권, 원자재, 환율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경우는 파생결합증권(DLS), 파생결합사채(DLB)라고 한다. 금감원이 이번에 발표한 데이터는 ELS, ELB, DLS, DLB를 모두 파생결합증권으로 통칭했다.
1분기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2조8000억원 증가한 15조8000억원, 상환액은 6조2000억원 감소한 11조5000억원으로 발행액이 상환액을 넘어섰다.
ELS 발행액은 1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원(24.1%) 증가했다. 홍콩 H지수 폭락으로 관련 ELS 상품이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지난해 수요가 크게 감소했으나, 최근 해외 투자 관심이 증가하고 금리 하락 국면에 들어서면서 투자 수요가 일부 회복한 영향이다.
ELS 상환액은 14조4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H지수 기초 ELS 상품의 만기가 지난해 집중되면서 올해에는 상환액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금 지급형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1.7%로 전년 동기(49.5%) 대비 소폭 증가했다. 다만 공모 발행 비중은 이 기간 86.3%에서 83.7%로 소폭 감소했다.
기초 자산별로는 코스피200 지수 비중이 4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조7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은 홍콩H지수 사태의 파급 효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DLS는 지난해 5조9000억원이 발행돼 전년 동기 대비 9000억원 늘었다. 이 중 원금 지급형 발행액은 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00억원이 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 증가했다.
DLS 상환액도 4조1000억원으로 함께 증가했다. DLS 발행 잔액은 31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 실제 상환이 이뤄진 파생결합증권 투자자의 이익과 수익률은 ELS와 DLS 모두에서 증가했다. 특히 ELS는 H지수 기초 상품이 지난해 대부분 상환되면서 투자 수익률이 손실에서 이익으로 전환됐다.
금감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ELS 상품의 투자 손실이 우려되는 만큼 발행 동향 감시를 강화하겠다”며 “홍콩 H지수 사태 이후 원금지급형 상품인 파생결합사채의 발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원금이 보호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관련 위험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