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한국 증시를 방위산업과 조선주가 주도한 가운데, 방산과 조선에 특화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킬러 상품으로 가지고 있는 자산운용사의 약진이 돋보인다. 자산운용 시장에서 5·6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첫 번째 순자산 1조원 ETF를 탄생시키며 점유율을 늘렸다.
1일 코스콤 ETF 체크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로 4474억원이 유입했다. 이 상품의 순자산(AUM)은 올해 초(1월 2일 기준) 2549억원에서 6월 30일 1조1706억원으로 반 년 새 362% 증가했다. 전년 대비 수익률은 6월 27일 기준 205%를 기록 중이다. 뭉칫돈이 몰린 덕에 PLUS K방산 ETF는 지난달 한화자산운용이 그간 선보인 ETF 중 순자산 총액 1조원을 넘긴 첫 번째 ETF가 됐다.
PLUS K방산 ETF는 대표적인 ‘K방산’ 종목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현대로템 21.2%, 한화오션 17.91%,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7.68%, LIG넥스원 14.71%, 한국항공우주 12.92%, 한화시스템 8.59%, 풍산 4.78% 등의 비중으로 구성됐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 ETF’ 역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상품 순자산도 올해 초(1월 2일 기준)와 비교하면 109% 넘게 늘어났고, 수익률도 125%를 기록했다. 연초까지 4758억원 규모였던 순자산 총액도 최근 1조원을 넘어섰다. SOL 조선TOP3플러스 ETF 또한 신한자산운용 ETF 가운데 1조원을 돌파한 첫 번째 상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SOL 조선TOP3플러스 ETF는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을 주로 담고 있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다른 조선주 ETF는 조선과 해운 업종을 같이 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상품은 조선주에만 특화돼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방산과 조선 분야 대형주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산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이란 군사 충돌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증액하기로 한 만큼 방산주 성장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선주는 지난 10여 년 동안 약세를 보였지만,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2023년 10월 선제적으로 SOL 조선TOP3플러스 ETF를 내놓은 덕에 경쟁사 유사 상품보다 순자산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상태다.
킬러 상품의 성공에 힘입어 두 자산운용사의 점유율도 약진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 점유율은 올해 초 3.15%에서 3.7%로 상승했다. 한화자산운용의 점유율은 1.95%에서 2.72%로 올랐다. 각각 자산운용업계 5위와 6위 자리를 굳히는 중이다. ETF 규모는 한화자산운용이 5조6943억원, 신한자산운용이 7조764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