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의 상장을 끝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시작으로 봐줘야 합니다.”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전무는 1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코스닥 커넥트 2025’ 세미나에 참석해 “시장의 인내만 있다면 코스닥시장에서 제2, 제3의 알테오젠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코스닥 커넥트 2025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기관 투자자, VC·증권업계, 유관기관이 소통하는 자리로, 기업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개최됐다. 문 전무는 ‘코스닥시장 발전을 위한 제언’ 발표자로 나섰다.
문 전무는 “신약 개발 바이오텍으로 2014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알테오젠은 상장 이후로 유상증자 방식의 자금 조달을 지속해야 했다”면서 “2020년에 들어서야 기술 수출을 본격적으로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약 개발의 평균 소요 기간은 약 12년, 개발에 드는 비용은 평균 1조2000억원에 달한다”면서 “바이오벤처는 전임상시험 후 임상 1상 단계에서 추가 자금 모집을 위해 상장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2014년 1200억원 몸값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현재 시가총액 21조원의 코스닥시장 시총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상장 후로도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을 이어온 끝에 7조원에 달하는 기술 수출 성과를 낸 덕이다.
문 전무는 “정부 보조금과 VC의 투자가 이어진다고 해도 자본시장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신약 개발은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상장 이후로도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인공지능(AI) 등 딥테크 분야도 바이오벤처와 비슷한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무는 “제조업에서 기술중심으로 전환하면 회사는 계속해서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장사는 상장 이후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추가 자금의 필요를 입증해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코스닥시장 상장사일수록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시장의 정체성을 재정립할 시기에 왔다고 평가했다. 초기 중소벤처 중심의 혁신 시장으로 출발했으나, 시장이 대형화했기 때문이다.
강 실장은 “‘혁신 성장기업 지원’과 ‘우량 중견기업 육성’의 두 기능이 병존할 수 있는 구조로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일본과 같이 그로스마켓을 새로 열고 정보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