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비즈온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6월 30일 17시 2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1위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 더존비즈온이 최근 경영권 매각설에 휩싸였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 EQT를 포함해 5개 PE가 인수전 참전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딜은 정확히는 경영권 매각이 아닌 ‘2대주주 지분 매각’이다. 2대주주인 신한금융투자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 10%를 인수하는 딜이다. 원매자들은 이번에 우선 2대주주 지분을 사들인 뒤, 주주 간 계약을 통해 향후 김용우 회장의 경영권 지분까지 인수할 수 있는 구조를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복수의 PE가 더존비즈온 최대주주인 김 회장 측과 접촉해 2대주주 지분을 사겠다는 의향을 밝히고 있다. 김 회장은 지분 21.5%를 보유 중이다. 이날 더존비즈온 시가총액(2조508억원)을 기반으로 단순 계산한 지분 가치는 약 4400억원 수준이다.

2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려는 PE들이 왜 최대주주 김 회장 측과 접촉하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1대주주와 2대주주의 관계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난해 4월 신한투자증권은 SPC ‘신한밸류업제일차’를 만들어 기존 2대주주 베인캐피탈이 갖고 있던 더존비즈온 지분 9.99%를 인수했다.

당시 베인캐피탈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결정한 이유는 김 회장이 주주간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과 베인캐피탈의 주주간 계약에는 콜앤드래그(대주주가 2대주주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되, 콜옵션을 포기하면 2대주주가 대주주 지분까지 묶어서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음)가 포함돼 있었다. 김 회장이 베인캐피탈에 6~7%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보장해 주는 구조였다. 그러나 더존비즈온의 시가가 많이 하락하자 베인캐피탈이 약속받은 수익률을 보장받지 못하게 됐고, 결국 신한투자증권이 구원투수로 나섰던 것이다.

당시 신한투자증권은 거의 전액 인수금융으로 구성된 SPC를 세워 베인캐피탈의 구주를 인수했다. 대주단은 김 회장의 경영권 지분을 대출 담보로 제공받았다. 즉, SPC는 베인캐피탈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임시로 만들어진 법인이었다. 결국 언젠가는 지분을 매각해야 했던 셈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SPC 대주단의 금리(7%대)를 낮추기 위해 리파이낸싱을 고려하던 중 PE들의 매각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지분 전체를 당장 매각한다는 건 확대 해석된 내용 같다”며 “일단 신한 SPC의 지분을 인수해 금리 부담을 낮춰주고, 회사의 중장기적인 밸류업 전략을 김 회장과 같이 세워보자는 게 PE들의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존비즈온에 눈독을 들이는 원매자들은 2대주주 지분을 인수한 ‘이후’의 그림까지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김 회장이 베인캐피탈과 맺었던 콜앤드래그 같은 계약 조항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PE들이 2대주주 지분 인수 제안을 김 회장 측에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들 PE가 김 회장의 경영권 지분을 이른 시일 내에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존비즈온은 최근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전략과 지속가능경영을 통합한 중장기 로드맵을 공개하고 AI통합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경영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밸류업을 추진 중인 만큼, 향후 최소 5년은 김 회장이 계획을 실현하도록 2대주주가 돕고 경영권 인수는 그 이후에 추진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