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시운전 중인 평택 오성 LNG 화력발전소. /SK E&S

이 기사는 2025년 6월 26일 08시 2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5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유동화 딜을 따내려는 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이 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브룩필드도 조건을 놓고 SK 측과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알려진 바와 달리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을 제안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메리츠가 그 대신 상환전환우선주(RCPS)나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5조원 규모 LNG발전 사업에 대한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며 재무적투자자(FI)들과 협의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LNG 유동화는 광양·파주·여주·하남·위례발전소 등 민간 발전소 5곳과 LNG 터미널 등 인프라 자산을 기반으로 현금을 조달하는 걸 골자로 한다. 회사는 이 자산들을 유동화해 최대 5조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이번 유동화 딜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5조원을 지원하기 위해 SK와 협상 중인 게 맞다”며 “증권사는 출자자(LP) 돈을 받아서 투자하는 사모펀드와 비교해 더 낮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TRS 방식을 제안하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TRS는 기초자산 보유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 자본수익 등 총수익을 대가로 약정이자를 수취하는 거래를 뜻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TRS는 회계상 부채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빚을 줄여야 하는 SK이노베이션이 택할 수 없는 옵션”이라며 “TRS보다는 회계상 부채가 아닌 PRS 방식이 더 나은 선택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RCPS로 투자하는 방식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는 과거 SK E&S가 KKR로부터 투자받았던 방식이기도 하다. SK E&S는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KKR로부터 총 3조1350억원 규모의 RCPS 투자를 유치했다. RCPS는 SK E&S가 5년 이후 상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됐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이번에도 RCPS로 투자를 유치하면서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 주고, 상환을 못할 시 사업 부문을 현물로 떼어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이번 딜을 따낸다는 보장은 없다고 본다. 5조원이나 되는 금액을 증권사 홀로 떠안을 수는 없으니 재매각을 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직 투자 의사를 철회하지 않고 SK와의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는 KKR, 브룩필드의 존재도 메리츠의 딜 성사를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사모펀드 모두 여전히 의지가 강하고, 인프라 펀드를 활용하면 기대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여전히 승산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