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토지신탁 사업을 영위하는 부동산 신탁사의 건전성을 강화하고자 제도를 손질했다. 앞으로는 토지신탁 유형과 상관없이 책임준공의무를 졌다면 모두 영업용순자본비율(Net Capital Ratio·NCR) 산정에 반영된다. 토지신탁 위험액 한도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 뉴스1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이 25일 금융위에서 의결돼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토지신탁 사업은 부동산 신탁사가 토지를 수탁받아 주택·상업시설 등을 건설·분양한 후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시공사가 책임준공의무 불이행 시 신탁사가 부담)의 실질위험이 반영되도록 NCR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산정 기준을 개선했다. NCR은 부동산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통상 1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위험한 것으로 본다.

토지신탁은 차입 주체에 따라 관리형(위탁자)과 차입형(신탁사)으로 나뉜다. 또 관리형은 책임준공형과 일반 관리형으로 구분된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차입형에 책임준공확약이 결합된 혼합 유형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동산 신탁사의 책임준공의무에 대한 NCR 위험액 반영은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에만 한정됐다. 차입형 토지신탁에 책임준공확약이 결합된 경우에는 NCR 위험액 산정에서 제외됐다. 당국은 이를 개선하고자 부동산 신탁사가 책임준공의무를 지면 토지신탁의 유형과 상관없이 신용위험액을 반영하도록 했다.

또 정부는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부동산 신탁사의 신용위험액 산정 기준도 개선했다. 위탁자·시공사 등 신탁사 거래 상대방의 신용위험을 합리적으로 반영하고, 사업장별 공정률 차이 등을 고려해 위험값을 차등 적용하도록 했다. 금융투자협회 모범규준을 준수하는 경우에는 위험값을 일부 경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변경된 산정 기준은 7월 1일 이후 신규 계약분부터 적용된다.

금융위는 부동산 신탁사의 관리 능력 범위 내에서 사업 수주가 이뤄지도록 자기자본 대비 토지신탁 위험액 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간 부동산 신탁사의 토지신탁에 대해서는 별도 한도 규율이 없어 신탁사의 관리 능력 범위 내에서 토지신탁 사업이 내실 있게 운영되는지 사전점검‧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토지신탁의 총 예상위험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는 한도 기준을 신설하되,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하고자 한도를 2025년 말 150%, 2026년 말 120%, 2027년 말 100% 등 점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당국은 신탁방식 정비사업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대출이 일정 요건을 충족한다면 해당 대출이 부동산신탁사의 NCR이나 토지신탁 위험액 한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시행세칙에 특례 규정을 마련했다. 일정 요건은 차입금에 관한 신탁사 책임을 신탁재산으로 한정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고유계정 차입금으로 인식되지 않으며, 국가 또는 공공기관이 대출이나 보증을 제공하는 경우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부동산 신탁사가 토지신탁을 보다 책임있게 운영하고, 궁극적으로 수분양자 등의 이익 보호, 안정적인 부동산 공급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도 개선 사항이 현장에서 제대로 안착하는지와 함께 부동산 신탁사의 건전성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