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의 거래량이 가파르게 늘면서 15%로 정해진 거래량 제한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했는데, 정작 대체 거래소는 전체 거래 물량의 15%만 다룰 수 있다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하반기 중에는 대체거래소를 주로 사용하는 투자자들이 수수료 절감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15% 룰’이 대체거래소의 성장을 막는다며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다수 전문가는 대체거래소는 정규 거래소의 기능 없이 단순 매매체결만 담당해 거래량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는 대체 거래소가 알짜만 빼먹고 있는 만큼, 거래량 규제를 풀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개장식./뉴스1 제공

25일 NXT 통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NXT의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3월 출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프리·메인·애프터마켓을 합산한 거래량은 41만주로, 이달 초 17만주에서 136.8% 급증했다. 같은 날 거래대금 또한 16조2126억원으로 최대치였다.

출범 첫 해부터 대체거래소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지만, NXT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거래량 상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대체거래소의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은 시장 전체 거래량의 15%를, 개별 종목은 30%를 초과할 수 없다. 정해진 거래량을 넘기면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

전일 기준 NXT의 거래량 점유율은 20%로, 이미 제한선인 15%를 넘어섰다. 다만 거래량 상한제는 6개월 일평균 거래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9월까지 거래량을 따져봐야 한다. 현재 추세를 봐선 다수 종목이 현행 규제상 거래가 제한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단 게 업계 평가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6월 이후 대체거래소의 전체 시장 점유율이 15% 상한을 본격적으로 초과하고 있다”며 “800여 개 종목의 거래가 전면 시작된 이후(3월 31일) 누적 일평균 점유율은 아직 15%에 미치지 않았지만, 현 추세가 이어지면 곧 상한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정지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NXT 관계자는 “거래량이 많은 일부 종목에 거래량 상한을 두거나 거래를 제한하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9월 이전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해 거래정지 위험을 줄일 것”이라고 했다. 자칫 잘못하면 프리마켓, 애프터마켓 운영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막겠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사무실./뉴스1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체 거래 중 일정 비율만 담당하도록 한 대체거래소의 거래량 한도를 완화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시장 점유율 상한 규제는 ‘경쟁 유도를 통한 거래시장 구조 개선’이라는 제도 취지를 저해할 수 있다”며 “KRX의 시장점유율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서비스 개선이나 수수료 인하와 같은 자발적 혁신이 이루어지려면 대체거래소 시장이 충분히 확대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는 넥스트레이드가 완전한 기능을 가진 거래소가 아닌 만큼 거래량의 일정 부분만 담당하도록 하는 규제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자본시장법상 거래소는 허가제로, 인프라와 공적 기능을 모두 갖춰야 한다.

엄밀히 따지면 지금 대체거래소는 매매체결만을 전문으로 하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로, 거래소가 아니다. 다자간매매체결회사는 거래소가 담당하는 상장, 청산결제, 시장감시 등 공적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NXT의 거래량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단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량 제한이 없어 유동성이 과도하게 분산될 경우 투자자 보호 등 통합시장 운영에 애로사항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