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했지만, 코스피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삼성전자 투자자 절반 이상은 여전히 손실 구간에 있고,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감했다. 과거 삼성전자 주가가 뛰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 주식은 25일 오전 10시 기준 6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0.5%(300원) 올랐다. 이날 6만1500원에 거래를 시작, 6만1600원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올해(1월 2일~6월 24일)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14.3% 수준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률(64.9%)은 물론 코스피지수 상승률(29.6%)에도 못 미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투자자 73만4085명의 평균 매수가는 지난 23일 기준 6만8869원이다. 투자자 80% 이상의 평균 매수가가 6만2272원을 웃돈다. 현재 주가 기준 삼성전자 투자자 10명 중 8명 이상이 평가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 페이 ‘내 자산’ 서비스와 연동한 삼성전자 투자자(26만4281명)로 따져봐도 평균 매수가가 6만6686원이다. 현재 주가 기준 평가 손실률이 평균 8.8%가량이다. 손실 구간에 있는 투자자 비율도 50%에 육박한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SK하이닉스 주주들과 차이가 크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SK하이닉스 투자자의 99%가 수익 구간에 있었다. 평균 수익률도 88.6%에 달했다. 네이버페이 기준으로 봐도 투자자 99%가 평가 이익을 기록 중이고, 평균 수익률도 60%가 넘는다.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줄어든 영향이다. 금융투자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올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31조7855억원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36조1661억원을 밑돈다.
코스피지수가 3100선을 돌파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6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내 삼성전자의 비중은 30%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당시 ‘8만전자’로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MSCI 한국지수 내 비중은 22% 수준이다. 과거 평균(25%)을 밑돌고 있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MSCI 한국지수 내 비중이 2021년 6월 5.5%에서 현재 11%대까지 2배 넘게 늘었다.
그나마 최근 DDR4를 중심으로 레거시 반도체(28나노 이상 구형 공정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면서 삼성전자가 최악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도 ‘팔자’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 비율은 현재 49.8% 수준이다. 지난해 7월 56.5%를 정점으로 올해 말 49.5%까지 줄었다가 소폭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AI 칩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주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등이 한국장이 강세장을 이어가기 위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 확대(Over Weight)’를 유지하면서 “삼성전자가 2024년 하반기와 2025년 상반기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비중이 줄면서 지수 내 다양성이 증가했고, 삼성전자가 반전에 성공하면 시장도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