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스타에스엠리츠와 한국거래소 간 법정 공방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스타에스엠리츠는 거래소가 개선 기간도 부여하지 않고 즉시 상장폐지를 결정한 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경영권 매각을 진행 중인 만큼 피해 회복과 경영 개선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결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타에스엠리츠가 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이 이날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양측은 이번 심문에 앞서 법원에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다. 심문에서는 스타에스엠리츠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적용 여부, 상장폐지 개선 기간 부여 여부, 경영권 매각 가능성 등이 주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지난달 26일 스타에스엠리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스타에스엠리츠는 올해 2월 횡령·배임 사실을 공시하며 관리종목에 지정된 지 4개월 만에 별도 개선 기간 없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횡령·배임 액수는 당초 약 31억원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추가 확인을 통해 70~8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등에 따르면 임원 횡령·배임 금액이 자기자본의 5% 이상인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를 받게 된다. 최초 공시 횡령·배임 금액 31억원은 스타에스엠리츠 자기자본의 5.07%에 해당한다.

스타에스엠리츠는 상장폐지가 결정되자마자 부당한 조치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상장폐지 예정 기업에 약 1년간 주어지는 개선 기간이 부여되지 않았고, 경영 정상화 계획이 있는데도 이를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는 게 스타에스엠리츠 측 주장이다. 또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도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은 만큼 법리적인 해석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거래소는 스타에스엠리츠에 개선 기간을 부여하지 않고 즉시 상장폐지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신규 투자, 자산 매각, 경영권 매각 등의 계획이 실제 경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계획의 현실성도 다소 떨어진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에스엠리츠는 지난달 열린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에서 “내년까지 325억원의 투자 재원을 조달해 신규 사업 추진, 기존 사업의 임대료 인상, 자산 매각 등 경영 개선을 이루겠다”고 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자산 매각이 수익 구조 취약으로 이어지고, 임대료 인상 계획도 자회사로부터의 수입인 만큼 내부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서도 스타에스엠리츠가 공개 매각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횡령·배임 관련 경영진을 교체하겠다고 했으나, 거래소는 경영권 매각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경영권을 매각하더라도 경영 정상화보다는 스타에스엠리츠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이익을 남기려는 부적격 인수자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거래소 시선이다.

스타에스엠리츠는 기심위 당시 제시한 경영 개선 계획이 다소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리츠 사업을 관리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부동산원과 협의 과정이 길어지는 바람에 기심위에 제대로 된 계획을 제출하기 힘들었다고 항변한다. 스타에스엠리츠 관계자는 “국토부와 상의해 나가는 과정에서 경영권 매각 방식이 수차례 바뀌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현재는 매각 대상자 선정을 끝냈고, 구체적인 협의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거래소와 부동산원이 상장 리츠를 각각 관리하는 구조에서 발생한 사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리츠에 대해 거래소는 상장, 부동산원은 사업을 각각 관리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상장 리츠는 자산 매각, 경영권 매각 등을 국토부가 승인하게 돼 있어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상장 리츠의 이 같은 특성을 부실 정리 과정에 반영해 충분한 개선 기간을 주지 않는다면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 (리츠는) 줄줄이 상장폐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