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벤처스 본사. /카카오벤처스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6월 13일 14시 2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벤처캐피털(VC) 카카오벤처스가 11호 벤처펀드 규모 확장을 추진한다. 지난 3월 이미 결성·등록을 마쳤지만, 멀티클로징 방침을 정했다. 그간의 운용 성과에 20% 가까운 운용사 의무 출자금을 앞세워 증액을 예정했다.

13일 VC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벤처스는 지난 3월 결성한 11호 펀드 ‘스타트업 코리아 카카오 코파일럿 펀드’ 결성액 증액 방침을 정하고, 출자자 추가 모집을 본격화했다. 멀티클로징 시점은 늦어도 올해 하반기 중으로 정했다.

멀티클로징은 자금 모집을 진행해 펀드를 우선 결성한 뒤, 추가 자금을 모집해 비슷한 조건으로 재결성하는 것을 일컫는다. 카카오벤처스는 11호 펀드 규모를 500억원 내외 수준으로 기존 400억원 대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시장에선 앞서 카카오벤처스가 11호 펀드 멀티클로징을 접었다고 봤다. 지난 4월 신용협동조합(신협)중앙회의 첫 VC 대상 출자사업을 끝으로 투자금 집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서다. 당시 회사는 숏리스트에 올랐으나, 최종 탈락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관 투자자의 펀드 출자 문의가 멀티클로징 추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협중앙회 출자사업 탈락 소식이 카카오벤처스가 외부 출자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 카카오벤처스는 출자할 수 없는 하우스로 분류됐다. 115억원으로 조성한 1호 펀드를 1조원 웃도는 가치로 청산한 카카오가 내부 출자로 무게추를 옮기면서다. 투자 성과를 그룹에서 온전히 누리겠다는 복안이었다.

실제 카카오벤처스는 지난 2020년 12월 결성한 8호 펀드 ‘카카오 그로스해킹 펀드’를 끝으로 외부 출자를 받지 않았다. 카카오벤처스가 2021년 결성한 9호 펀드와 2023년 결성한 10호 펀드의 카카오 지분만 각각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11호 펀드는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등 민간이 중심이 돼 조성하는 벤처투자 모펀드인 스타트업코리아펀드가 앵커 출자자로 올라섰지만, 업계에선 이 역시 내부 출자자로 봤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민간 출자자로 이름을 올린 탓이었다.

카카오벤처스는 그간의 펀드 운용 성과가 좋은 만큼 11호 펀드 추가 자금 모집이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나무와 시프트업 등으로 이른바 투자 대박을 터트렸고, 1호 펀드 출자자였던 바른손, 다날엔터테인먼트는 100배 넘는 이익을 거뒀다.

GP커밋으로 불리는 운용사 출자금의 규모가 큰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스타트업코리아펀드로부터 60억원 출자를 받은 카카오벤처스는 11호 펀드에 운용사 의무 출자금으로 90억원을 냈다. 400억원 규모 11호 펀드의 GP커밋 비중이 20%를 넘어선다.

과거 GP커밋 비중은 1%가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3~5% 수준으로 늘고 있다. 벤처 투자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투자 실패 시 GP도 출자 손실을 나눠지는, 이른바 책임 투자 요구가 늘어서다. 11호 펀드 규모가 500억원이 돼도 비중은 18%다.

카카오벤처스는 11호 펀드 규모를 키워 주목적 투자처인 초격차 10대 분야(인공지능, 로봇, 시스템 반도체, 우주항공 등)에 더해 ICT 서비스, 딥테크, 디지털헬스케어, 게임 분야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김기준 대표가 맡는다.

한편 카카오벤처스는 현재 11개 펀드로 운용자산(AUM) 4300억원을 갖췄다. 11호 펀드 멀티클로징 시 AUM은 4400억원으로 증가한다. 카카오벤처스 측은 “펀드 규모 확대와 관련해 상반기까지 일부 추가 출자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