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국제 유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늘어난 비용 부담을 아직까지 소비자가격에 본격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1% 상승했다고 미 노동통계국이 11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0.2% 상승을 예상했는데, 전망치에 못 미쳤다. 1년 전보다는 2.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1%,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0.3%, 2.9%였는데, 이를 밑돈 것이다.

휘발유 가격은 전달보다 2.6% 하락해 전체 물가 상승 폭을 끌어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고,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 기조를 유지하며 국제 유가가 떨어진 영향이다. 노동통계국은 전월보다 각각 0.3%씩 상승한 식료품과 주거비가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부과한 효과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물가는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관세가 다시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당분간 소비자가격을 올리지 않으며 이익을 줄이는 방법으로 관세 효과를 자체 흡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물가 상승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에 더 신중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연준이 이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