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6월 2일 16시 0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중소형 증권사 유진투자증권의 ‘정통 IB’ 강화가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첫 단추였던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력 확보가 외부 인력 수혈·조직 강화에도 예상외 부진을 이어가면서다. 작년 일반 상장 주관 실적은 1건, 올해 들어선 ‘0’을 기록 중이다.
다만 회사는 그럼에도 IPO 조직을 강화하는 강수를 두고 나섰다. 최근 대형 공모주가 자취를 감추면서 중소형 IPO 딜로도 대형 증권사가 참전, 인력 강화가 핵심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유진투자증권의 정통 IB 강화가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단 한건의 상장(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 제외)도 주관하지 못했다. 항진균제 신약 개발사 엠틱스바이오를 시작으로 연 8건 상장 주관을 목표했지만, 엠틱스바이오가 심사를 철회했다.
엠틱스바이오는 유진투자증권의 IPO 경쟁력 강화 전환점으로 주목받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여파로 전통 IB 확장·사업 다각화를 택한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2023년 IPO 조직 강화 후 따낸 대표적인 상장 주관 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023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맞춰 전통 IB 강화 방침을 정했다. IPO 조직 강화는 그 첫 행보였다. 삼성증권 출신 유장훈 본부장을 IPO실 실장(상무)으로 영입했다. 유 실장은 이후 1개 팀이었던 조직을 2개팀으로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조직 개편 후 현재까지 주관 실적은 지난해 씨메스 1곳에 그치는 모양새다. 씨메스는 2020년 이미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유 실장의 이동과 함께 유진투자증권을 공동 대표 주관사에 포함했고 유진투자증권의 유일한 성과가 됐다.
상장 문턱이 높아진 점이 유진투자증권 IPO 성과 지연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한국거래소가 적극적인 상장 폐지를 역점 사업으로 내세우면서 상장 문턱 자체를 높였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에도 매출 100억원 이상 요건을 내세우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PO 주관 실적이 적은 증권사는 실적이 좋지 않은, 이른바 어려운 딜을 맡을 수밖에 없는데 거래소 문턱마저 높아졌다”면서 “당장 거래소가 코스닥 퇴출 요건으로 정한 매출 100억원 미만을 상장 심사에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IPO 시장에서 대형 공모주가 자취를 감춘 것도 악재가 됐다. 시가총액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공모주를 둘러싼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진투자증권의 설 자리도 좁아졌기 때문이다. 1000억원 미만 딜에도 대형사가 모두 주관사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유진투자증권은 정통 IB 강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IPO실장이었던 유장훈 실장의 기업금융본부 본부장 승진 인사를 낸 데 더해 최근엔 IPO실 조직을 2개 팀에서 3개팀으로 재차 확장했다. 신임 팀장에는 NH투자증권 출신을 앉혔다.
유진투자증권은 IPO 조직 규모를 강화, 대형 증권사와도 경쟁한다는 방침이다. IPO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의 향후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에서 협업을 이어가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유 본부장은 IPO실에 더해 ECM팀 등 자본시장실도 총괄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나온 컨설팅 결과도 이 같은 결정에 힘을 보탰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6개월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 기업 경쟁령 강화 컨설팅을 의뢰, 기업금융 부문 강화 결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유진투자증권의 정통 IB 강화가 기로에 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반 상장 주관이 기대에 못 미치지만, 인수단 참여를 꾸준히 진행하며 실적 개선을 이뤘기 때문이다. 지난해 IPO실의 수수료 매출은 약 13억원으로 전년 5억원 대비 증가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은 이제 조직 규모에서 IPO 주관 실적 기준 중상위권 하우스에 비견되는 수준”이라면서 “일반 상장 주관 실적을 쌓는 동시에 올해 얼마나 많은 우량 딜을 발굴하느냐가 조직 강화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장 주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강화 이후 2년여 시간 동안 꾸준히 딜을 발굴, 실사를 거쳤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오는 7월부터 매달 1건 이상 일반 상장을 청구, 최대 7개 상장 청구를 목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