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2일 정상 금융회사의 부실을 사전 예방하는 ‘금융안정계정제도’와 부실 금융사에 대한 ‘신속정리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재훈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예보 청계홀에서 열린 ‘창립 29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사장은 “최근 미국의 관세 상향 조치, 중국의 반발 등 무역전쟁의 격랑 속에서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며 “성장잠재력 둔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의 불확실성 등은 우리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했다.
유 사장은 “최근 금융위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빠르게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금융위기 전 단계에서 정상금융회사의 부실을 사전예방하는 금융안정계정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안정계정은 예보의 기금을 활용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금융사를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별도의 계정을 말한다.
또 “개별금융회사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되기 전 부실금융회사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신속정리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속정리제도는 부실 금융사를 정리할 때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신속한 매각이 가능하다.
유 사장은 금융계약자 보호와 관련해서는 “금융시장의 위기는 금융소비자의 예금·보험 등 금융상품 인출을 야기하고, 이는 다시 금융시장을 붕괴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며 “원금보장형 금융상품에 대한 사각지대 해소, 신종 상품에 대한 보호 등 실효성 있는 보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또 “오는 9월 예금보호한도 상향 이후의 적정 목표기금 규모 설정 등 새로운 기금체계를 마련해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다시 흔들림 없이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