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유럽연합(EU)을 상대로 관세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으나, 26일 국내 증시에는 훈풍이 불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3거래일 만에 각각 2600선, 720선을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31포인트(2.02%) 오른 2644.40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19억원, 417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은 5008억원을 순매도했다.
장 초반만 해도 개인은 매수 우위,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오전 중 개인이 물량을 쏟아내고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거둬들이면서 지수 상승폭은 커졌다. 외국인은 선물을 중심으로 매수하며 3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은 장 마감 직전 매수 규모를 크게 키우며 지수 상승폭을 2%대로 끌어 올렸다.
관세 우려 재부상에도 이날 주가 흐름은 개별 종목 이슈에 따라 움직였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에 대한 K2 전차 2차 수출 계약 지연에도 호실적 기대감으로 8.93%의 상승세를 보였다. 건설·원전 테마에서는 글로벌 원전 복원 기조와 환율 안정화 등으로 현대건설이 7.38%, 한국가스공사가 7.05% 강세를 보였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개별 이슈에 따라 선별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며 “건설·금융·산업재는 강세를, 음식료·제약·의류는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9포인트(1.30%) 오른 725.2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은 164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9억원, 862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금리 하락과 이차전지 관련 호재가 주목받았다. 제약·바이오주도 강세를 보였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한 데 이어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테마주가 강세를 보였다. 그간 부진했던 이차전지 관련주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조기 폐지를 피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잠잠했던 관세 이슈가 다시 고개를 드는 걸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관세 위협이 재개되면서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가 되살아났다”며 “영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관세 협상에 추가 성과가 없었다는 점도 긴장감을 높인 요인”이라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던 50% 관세를 다시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6월 1일부터 곧장 50%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이제부터는 내 방식으로 게임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대한 50% 관세 부과 방침을 7월 9일로 유예한다고 재차 밝히면서 시장 불안감은 일부 완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EU 국가와의 관세 협상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자 다시 관세를 무기로 사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관세 발언이 사실상 EU에 압박을 가하는 수단을 인정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23일 폭스뉴스에서 트럼프의 50% 관세 부과 발언과 관련해 “EU 측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