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산협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선대위와의 정책협약식. /핀산협 제공
핀테크산업협회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선대위 정책협약식. /핀산협 제공

대선을 앞두고 핀테크(금융+테크)업계가 대선 주자들만큼 바쁘게 뛰고 있다. 핀테크업계는 대선 주자들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방문해 금융 규제로 인한 애로 사항을 전달하고 성장 가능성과 고용 창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21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핀테크산업협회(핀산협)는 이번 주 대선 후보들과 직접 만나 연속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를, 19일에는 국민의힘 선대위를 만났으며 전날인 20일에는 개혁신당 선대위를 만나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주까지 핀산협은 금융투자협회 등과 이번 정책 제안을 위한 세미나 및 콘퍼런스를 진행해왔으며 이달 말에는 입법 관련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핀산협은 각 선대위에 유사한 내용의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고 협약을 맺었다. 우선 범부처 민생 금융 범죄 전담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실무적으로는 금융위원회·경찰·금융기관에 사기 의심 계좌 지급 정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최근 대선 이슈로 떠오른 가상자산 관련 제도 정비도 강조했다.

특히 금융권에서도 논의 중인 ‘1거래소-1은행’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1거래소-다은행 체계를 허용하면 가상자산 이용자가 번거롭게 은행 계좌를 여러 개 만들 필요도 없고, 금융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트래픽이 몰려 ‘먹통’이 되는 2차 피해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외에도 ▲인공지능(AI) 핀테크 테스트베드 트랙 신설 ▲AI 특화 스타트업 R&D에 세제 지원 ▲마이데이터 연계 고도화 ▲AI 알고리즘 신뢰성 인증제 도입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핀산협이 정치권에 직접 릴레이 회담을 제안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핀산협은 그동안 주요 이슈나 애로 사항이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음을 체감하고 직접 정치권을 찾아 나선 것이다. 특히 핀테크업계의 자금 문제도 사실상 규제 이슈로 귀결된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매출이 나와야 하는데, 업계 대부분이 규제 때문에 수익이 안 남거나 규제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최근 핀테크가 전통 금융권과 결합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관련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의 경우 라쿠텐이나 야후 등 데이터 기업이 은행, 카드, 보험 등과 결합된 맞춤형 종합 금융 서비스로 진출하고 있으며, 중국은 QR 결제 등으로 핀테크 산업이 궤도에 올랐다.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도 핀테크와 신용카드가 결합해 일상 지급 결제 수단으로서 표준화가 진행 중이다.

핀산협 관계자는 “국내 핀테크 업체들의 기술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부족한 게 전혀 아닌데 규제로 투자 길이 막히다 보니 업체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이슈인 가상자산 현물 ETF만 해도 규제가 풀리면 증권사들이 영세 핀테크에 투자하고 지분을 인수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