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환경전략가 김승겸 카이스트 교수가 출연해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 도시를 상상했다. 15일(목) 조선일보 경제부의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에 공개된 ‘부스타’를 통해서다. 하버드대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20년간 세계 200개 도시를 다니며 부상하는 도시와 추락하는 도시의 특징을 분석했다. 현재는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과 뉴욕대학교에서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최근 책 ‘도시의 미래’를 출간했다.

김 교수는 2050년 기술 혁신과 도시 개발의 정점에 선 대한민국 도시 ‘네오리스’를 상상했다. 2025년 20%였던 고령 인구 비율은 이제 40%에 육박한다. 아침 햇살에 눈을 뜨니 스마트 라이프 가디언이 잠자는 동안 혈압, 혈당 등 건강 지표를 분석해 오늘의 식단과 운동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요양원이나 노인복지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활기차고 능동적인 노년의 삶을 누리는 중이다. 김 교수는 “도시를 설계할 때부터 독립적인 노년의 삶을 위한 방향으로 개편되고, 나이 듦이 더 이상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사회 중심이자 표준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다”고 설명했다.

암울한 미래 시나리오도 있다. 2050년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에 실패한 대한민국 지방 도시는 거대한 양로원처럼 변한다. 도시는 제 기능을 상실했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갔지만, 의료진은 이곳엔 진료 장비가 없어 큰 도시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큰 병원은 이미 예약이 다 차서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걸어가니 공원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임시 장례 시설 대기 줄이다. 제대로 된 장례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사망자가 한꺼번에 생겨나 작은 공원마저 장례식장이 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를 ‘패스웨이즈’로 설명했다. 그는 “장례 문제는 초고령화 시대 문제로 두드러질 것”이라며 “도시계획 과정에서 인프라 불균형을 해결하고 분산 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패스웨이즈가 아닌 네오리스를 위한 미래 도시 설계 방법으로 ‘15분 도시’를 소개했다. 그는 “도보로 15분 안에 직장과 공공기관을 비롯해 쇼핑, 여가, 장례, 의료 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한 곳에 시설을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부담 가지 않는 선에서 소규모로 지역 생활권에 녹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독일의 라이프치히 등이 15분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를 설계 중이다.

프랑스 파리시가 구현 중인 15분 도시 개념. /프랑스 파리시 공식 웹사이트

김 교수에 따르면 노인이 늘어난다고 해서, 노인만을 위한 시설을 강조해선 안 된다. 그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세대통합형 커뮤니티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거 단지 안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모여 살면서 놀이터, 학교, 문화·복지 시설 등 다양한 각계각층을 만족시키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더욱이 15분 도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부스타’ 영상으로 보시려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서 접속해 보세요. https://youtu.be/9BEAOIyV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