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4월 30일 14시 0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인도 시장을 사로잡은 소액 대출 서비스 기업 밸런스히어로가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건은 대부업체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받는지 여부다. 인도 중산층 대상 소액 대출이 핵심 서비스지만, 대부업으로는 투자자 관심은 물론 상장 심사 문턱을 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밸런스히어로는 지난달 주요 주주 대상 상장 추진 설명회에서 국내 증시 입성을 위해 소액 대출 서비스로 이룬 성장을 강조하는 대신 ‘핀테크(금융 기술) 기반의 종합 금융 플랫폼’이라는 점을 내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은 과거 이커머스 업체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주로 사용했던 탓에 이제는 쓰이지 않는 데 밸런스히어로가 이를 택한 것”이라면서 “플랫폼은 적자만 거듭하는 회사라는 투자자 낙인이 있어 일종의 훼손된 용어”라고 설명했다.
밸런스히어로의 플랫폼 강조는 대부업으로는 상장이 불가능한 데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9년 대부업체의 상장이 은행법에 저촉된다는 금융감독원의 유권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들의 상장은 모두 불발됐다.
은행법 2조는 ‘은행업’이란 예금을 받거나 유가증권 또는 그 밖의 채무증서를 발행하여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업(業)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금감원은 은행업 인가가 없는 대부업자가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는 없다고 봤다.
밸런스히어로는 대부업자로 분류될 여지가 있다. 2014년 설립된 국내 핀테크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으로 등록돼 있지만, 사업의 핵심이 인도 시장에서의 소액 대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 1442억원의 대부분이 인도 시장 소액 대출 사업에서 나왔다.
밸런스히어로는 선불제 핸드폰 잔액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트루밸런스’에 스마트폰 기반의 소액 단기 대출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은행 대출이 어려운 인도 중산층에 20만원가량을 3~6개월간 빌려주는 방식으로 1억명 사용자를 확보했다.
밸런스히어로는 모바일 앱 사용기록, 위치 정보 등의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을 활용해 자체 신용평가를 하고 대출을 집행한다. 대출 부실률은 약 7.1%로, 지난해 매출은 1442억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355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이번 상장에서 ACS를 인도 금융사들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실제 자체 대출 실행 외에도 ACS를 인도 금융사들에 공급하고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 사업을 영위 중이다. 지난해 플랫폼 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했다.
트루밸런스 자체를 소액 대출 서비스가 아닌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투자상품, 바이크 보험 등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 트루밸런스 내에서 직접 대출을 진행하는 대신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 출시를 예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밸런스히어로는 다행히 한국에서 대부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인도 법인을 통해 인도 현지 금융법(Fintech, NBFC 규제 등)에 맞춰 소액 대출 서비스를 영위 중인 것”이라면서 “다만 심사 당국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밸런스히어로는 재무제표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전환하는 등 상장 채비를 본격화했다. 인도 법인 실사도 마친 상태로, 연내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이 맡았다.
한편, 밸런스히어로 측은 “밸런스히어로는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업자로 분류되며 플랫폼을 영위하는 사업자”라면서 “현재 인도 시장에서 축적된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도상국 마이크로 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