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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4월 27일 11시 15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사진은 1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더본코리아 본사. (다중노출 촬영) /뉴스1

식음료(F&B) 프랜차이즈 인수합병(M&A) 시장이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완전히 변화했다. 팔고 싶은 곳은 차고 넘치지만, 경기 침체·외식업 불황에 사겠다는 곳은 없는 탓이다. 프랜차이즈업에 삐딱한 사회 시선 속에 정치권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불안으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간 거래도 사라졌다.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 구성이 반짝 주목받았지만, 이조차 멈췄다. 상장 후 엑시트마저 더본코리아를 끝으로 막혔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주가를 띄워야 하는 더본코리아가 매수 후보로 주목받는 ‘아이러니’마저 펼쳐지고 있다.

27일 프랜차이즈M&A거래소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F&B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피자나라치킨공주’, ‘디저트39’, ‘노랑통닭’, ‘KFC’, ‘피자헛’, ‘명륜진사갈비’ 등을 포함해 10여곳을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 종결없이 매물만 쌓이고 있다. 피자·치킨 프랜차이즈 피자나라치킨공주는 2022년 매물로 나왔다. 3년째 인수자를 찾고 있다. 디저트 카페로 잘 알려진 디저트39는 작년 상반기 시장에 나왔지만 인수 후보 물색에 실패해 잠재 매물 처리됐다.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M&A 시장 주요 플레이어인 PEF 운용사의 투자 기피 분야로 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때 PEF 운용사가 잇따라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사들이고, PEF 운용사 매물을 다른 PEF 운용사가 사들이는 세컨더리딜도 많았던 것과 대조된다.

가령 홍콩계 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는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인수해 글로벌 PEF 칼라일에 되팔았다. 투자 원금의 두 배를 회수하며 주목받았다. 국내 PEF 운용사 UCK 역시 밀크티 브랜드 공차로 투자 원금 대비 5배 넘는 수익을 거뒀다.

PEF 운용사들은 경기 침체·외식업 불황으로 투썸플레이스나 공차와 같은 회수 대박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몸값 추산에 사용하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멀티플 배수도 2020년 초 10배에서 최근 5배 이하로 줄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F&B 시장 성장이 더뎌지면서 다음에도 높은 거래 배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투자하려고 하면 금융사나 공제회 등 기관 출자자(LP)들의 자금을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PEF 운용사들의 주요 자금줄인 금융사, 공제회가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는 출자를 꺼리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유행에 민감하고 작은 이슈에도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을 입을 수 있어 하방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서다. 가맹점주와의 갈등도 문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프랜차이즈 M&A는 SI의 참여가 핵심이 됐다. PEF 운용사가 해외 확장 등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찾고,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SI를 끌어와 출자자로 삼는 방식이다. 투자금 회수는 상장이나 풋옵션으로 구조화하는 식이다.

다만 시장에선 이조차 최근엔 멈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더본코리아로 인해 프랜차이즈 상장에 부정적이었던 한국거래소의 시선이 더욱 악화했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후 위생 논란과 농지법 등 법률 위반 등 구설로 주가가 급락했다.

당장 양념갈비구이 프랜차이즈 브랜드 명륜진사갈비 인수를 추진 중인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더본코리아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명륜진사갈비 운영사 명륜당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 조성이 상장 불확실성으로 난항에 빠졌다.

금융사 투자 담당자는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처음에는 명륜진사갈비의 해외 진출을 추진해 실적을 개선하고 상장 후 자금 회수 방안을 LP들에게 제시한 채였다”면서 “LP들은 더본코리아 사태로 이제 더 이상의 프랜차이즈 상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더본코리아가 프랜차이즈 매수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023년 말 코스피 상장에 나서면서 공모 자금의 일부를 M&A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노랑통닭 인수 후보로 더본코리아가 거론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문을 닫는 프랜차이즈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M&A 성과가 없다면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기업들도 프랜차이즈 브랜드 확보로 자금을 쓰기보단 성장 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 ’2024년 가맹사업 분석 현황’에 따르면 국내 가맹 브랜드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2377개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첫 감소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