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1월 미지급한 미국 대표지수 상장지수펀드(ETF) 2종의 잔여 분배금을 5월 중 지급할 예정이다. 잔여 분배금에 대한 이자 수익까지 합쳐 투자자들에게 주기로 했다. 분배금 정산이 늦어진 사이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의 시장 점유율 차이는 5%포인트(P) 가까이 벌어졌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1월 말 잔여 분배금인 20원, 173원에 이자수익을 각각 0.1원, 1.3원씩 더해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4월 말 발생한 분배금까지 합쳐 1주당 총 80원, 389원씩 받게 됐다. 분배금 지급기준일은 30일이고, 내달 7일 지급될 예정이다.
올해 1월 말 미래에셋운용은 TIGER 미국S&P500의 분배금 65원 중 45원만 지급하고, TIGER 미국나스닥100의 분배금 243원 중 70원만 지급하며 과소 지급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미래에셋운용은 펀드 외국납부세액 과세 방법 개편 사항을 반영하고, 절세계좌 내 이중과세 문제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책정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전 안내 없이 분배금을 대폭 줄이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졌다.
이에 미래에셋운용은 올해 2월 분배 재원 전액 분배 원칙,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 투명한 분배금 산출 과정 공개 등 관련 원칙을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다.
연초 분배금 과소 지급 사태에 이어 지난 3월 NAV 산출 오류로 투자자가 ETF를 제값보다 비싸게 주는 상황이 벌어지자, 미래에셋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연초 36.1%에서 4월 말 기준 33.9% 수준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운용의 점유율은 38.2%에서 38.7%로 늘었다. 2%포인트대로 줄었던 두 운용사의 점유율 차이가 4.7%P로 벌어졌다.
이는 미래에셋운용의 주요 상품이 미국 등 해외주식 비중이 높고, 삼성운용은 상대적으로 채권에 투자하는 ETF 비중이 높은 영향도 크다. 미래에셋운용의 순자산 1~3위 ETF는 TIGER 미국S&P500(7조7668억원), ‘TIGER 미국CD금리투자KIS(합성)’(5조778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4조6633억원)으로 미국 주식 상품이 압도적이다.
반면 삼성운용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8조2903억원), ‘KODEX 머니마켓액티브’(6조2945억원), ‘KODEX 200’(6조1538억원) 등 채권형 ETF가 순자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하락하면서 미래에셋운용의 점유율 타격도 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월 미국 S&P500과 나스닥 ETF를 두고 총보수를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낮추며 투자자 공략에 나섰지만, 삼성운용이 다음날 0.0062%로 더 낮게 인하하며 뚜렷한 성과는 보지 못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업계의 무리한 보수 인하 경쟁을 지적하면서 추가 인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초 악재가 많았던 미래에셋운용이 보수 인하 등 공격적인 경쟁에만 나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운용이 삼성운용을 상대로 보수 인하 경쟁을 시작하면서 중소형사들도 덩달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ETF는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만큼 운용사의 투명성과 안정성도 중요하기에 단기적인 보수 인하 경쟁보다 올해 발생한 사건·사고로 떨어진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