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서울 전경. /호텔신라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3월 18일 17시 3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호텔신라가 자회사들 매각을 추진한다. 면세점 업황의 부진이 계속되자 본업과의 관련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부터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자회사들을 매각하기 위해 최근 잠재적 원매자들과 접촉했다. 검토 중인 매물 중에는 호텔신라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자회사 SBTM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BTM은 호텔신라의 여행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항공 및 철도 발권, 호텔 및 식사 예약, 비자 업무 등 삼성그룹 임직원의 출장에 필요한 업무를 대행한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신라가 SBTM이 본업과 연관성 및 시너지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실제로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 매각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TM의 2023년 기준 연 매출액은 348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 당기순이익은 20억원 수준이었다.

작년 말 기준 호텔신라가 경영권 지분을 보유한 국내외 자회사는 총 10개였다. SBTM을 비롯해 신라에이치엠(옛 신라스테이), HDC신라면세점, 에스에이치코퍼레이션, 로시안, 미국 면세품 도매 판매 업체 쓰리식스티 등이 포함됐다.

호텔신라가 자회사 매각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지난해 4분기 호텔신라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9478억원, 영업손실은 279억원이었다.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가 142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낸 것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정상화에 따라 공항 객수는 2019년 수준을 넘어섰으나, 고환율과 소비 여력 둔화 등으로 소비자의 지출(객단가)은 회복하지 못했다”며 “이런 현상이 홍콩과 싱가포르 공항에서도 나타나면서 호텔신라의 공항 면세점 실적이 부진한 상황인데, 회사가 국내외 공항 면세점 고정비(임차료)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 낮출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