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도 14일 국내 증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간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모두 폭락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약보합으로, 코스닥지수는 1.5%가량 상승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업종에 대한 훈풍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28포인트(0.28%) 내린 2566.36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날 대비 8.46포인트(0.33%) 내린 2565.18로 출발한 뒤 2559.24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낙폭을 줄이고 2560선을 지키며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홀로 현물 209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2897억원, 211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1889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간밤 뉴욕 증시의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폭락한 채 마감하며 불안한 하루를 예상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6% 급락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1.3%, 1.39% 내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보복과 재보복을 감행하며 관세 전쟁이 격해진 데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그러나 반도체 업종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D램으로 대표되는 범용(레거시)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 데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 인상 가능성도 대두되면서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와 코스닥 시장에서 원익QnC, 피에스케이 등 소부장 업종이 강세로 마감했다. 특히 한화세미텍과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인 TC 본더 공급 계약 체결 소식에 한화비전은 12%대 급등했다.

바이오 업종에서도 렉라자 처방 기대감에 유한양행, 흑자전환 성공 소식에 녹십자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호반그룹의 지분 매집 이슈에 더해 이날 영국 내셔널 그리드와 HVDC 프레임워크 계약 체결 소식이 더해지며 LS, LS에코에너지, 가온전선, 대한전선 등 전선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의 철강 관세 우려에 더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현대제철은 물론 POSCO홀딩스, 세아제강지주 등이 동반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6포인트(1.59%) 오른 734.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0.95포인트(0.13%) 오른 723.75로 시작해 상승폭을 확대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2023억원, 763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 투자자는 홀로 272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반도체 소부장 업종은 물론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알테오젠은 물론 삼천당제약, 코오롱티슈진, 클래시스, 리가켐바이오, 파마리서치, 셀트리온제약 등이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발효를 앞두고 서로 보복 조치를 주고받으며 미국과 유럽 증시가 나란히 하락 마감했다”며 “다만 홍콩과 상해종합지수 등 중국 증시가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이 국내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주요 업종들이 반등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상해종합(1.71%), 심천종합(1.92%), 홍콩 항셍(2.18%) 지수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53.8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