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뉴스1

이번 주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의 정기 변경을 앞두고 소속이 바뀌는 종목들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내려오는 종목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며 상승세다.

그래픽=정서희

다만 증권 전문가들은 지수 변경 과정에서 유입되는 매수세는 단기적이라며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소형주에서 중형주로 승격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표적으로 한화리츠, 화승엔터프라이즈, SNT에너지, STX엔진 등이 중장기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꼽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4일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의 정기 변경이 진행된다. 대부분의 기관 투자 펀드가 국내 대표 지수를 벤치마크로 투자에 활용하기 때문에 지수 정기 변경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움직인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인 종목의 주가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3월 4~10일)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새로 편입된 8종목 중 롯데케미칼(23.07%), 현대제철(11.25%), 포스코DX(10.82%), 한국가스공사(10.45%), 금호석유(7.83%) 등 절반 이상인 5종목 주가가 크게 올랐다.

대형주 하위권에 있을 때보다 중형주 상위권으로 이동할 경우 기관 자금이 더 많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지수 변경을 앞두고 액티브 펀드 자금이 선제적으로 유입된 것이다.

이달 들어 기관은 롯데케미칼(450억 원), 금호석유(328억 원), 현대제철(314억 원), 포스코DX(172억 원), 한국가스공사(182억원)를 총 1446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에선 삼성전자 등 몸집이 큰 종목들에 밀려 비중이 작았던 기업들이 중형주로 내려오면서 비중이 커진다”며 “액티브 펀드는 추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지수 변경일 전부터 선제적으로 매수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지수 편입 전에 자금 유입 기대감이 더 크게 나타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지수 변경을 앞둔 직전 달부터 변경일 당일까지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 종목은 코스피 대비 평균 5.9%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상승세는 단기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5년간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하향 편입된 종목의 변경 이후 1개월(-1.5%), 3개월(-2.8%), 6개월(-2.2%) 상승률은 전체 증시 등락률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수 변경을 통한 상승세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바꾸지 않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소형주에서 중형주로 편입된 종목들은 정기 변경 이후 중장기적으로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 15년간 해당 종목들은 편입 이후 일주일(0.3%), 1개월(1.4%), 3개월(2.9%), 6개월(3.5%) 동안 코스피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펀드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실적 성장 등 주가 모멘텀(상승 동력)이 지속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정기 편입을 통해 소형주에서 중형주로 편입되는 종목은 한화리츠, 화승엔터프라이즈, 가온전선, STX엔진, 파미셀, 지누스, HJ중공업, 바이오노트, 세진중공업, SNT에너지 등 10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