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 /뉴스1

이 기사는 2025년 3월 6일 16시 4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된 가운데,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펀드 운용사들 또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를 받지 못하면 대출 이자 상환은 물론 분배금 지급도 힘들어지는 만큼 공모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과 유경PSG자산운용, 에프엘자산운용 등이 홈플러스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펀드 자금으로 홈플러스 매장을 매입한 뒤 홈플러스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운용사들은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를 수취한 뒤 대주단에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공모 펀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분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공모 펀드(126호)를 통해 홈플러스 전주 효자점을, 사모 펀드(13호)를 통해 서울 영등포, 서울 금천, 동수원, 부산 센텀시티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운용은 지난 2017년 공모 펀드로 1877억원을 투입해 전주 효자점을 기초자산으로 매입했는데, 이 중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금액은 667억원에 달한다.

유경PSG자산운용은 공모 펀드(3호)로 3개 점포(울산점, 구미광평점, 시화점)를, 에프엘운용은 사모 펀드로 4개점(김해·김포·가좌·북수원점)을 가지고 있다. 유경PSG운용의 공모 펀드에도 일반 투자자들이 1073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입했다.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홈플러스 부동산 공모 펀드만 1740억원 규모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임대료 수취 또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통상 기업회생 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임대료는 최우선 변제권을 가진 공익채권으로 분류되지만, 임대료 발생 시기를 두고 홈플러스와 운용사들 간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가 임대차 계약을 맺은 순간 임대료가 발생한 것으로 주장한다면, 공익 채권이 아닌 회생 채권으로 간주돼 임대료 지급이 밀릴 수 있는 셈이다.

기업회생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법정관리 중인 기업이 임대료 지급을 미뤄 임차 보증금을 까다가 결국 채무 조정을 당하거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까지 진행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회생절차 개시 이후 임대료는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나 홈플러스는 임대료를 리스부채로 이미 계상하고 있는 상황이라 공익 채권이 아닌 회생 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들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 사실을 확인한 뒤 임대료와 관련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측에서 임대료 지급과 관련한 확답 없이 원론적인 답변만 왔다”며 “통상적으로 임대료는 공익 채권으로 분류되는 게 맞는데, 임대료를 100% 받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어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운용사는 법무팀을 통해 임대료 수취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나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대료 지급이 선·후불 중 어느 쪽인지, 월·분기·반기·연 중 어떤 주기로 지급받는지 등을 고려할 때 일부 임대료는 기업회생 절차 개시 이전에 미지급된 임대료로 판단해 공익채권이 아닌 회생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단 운용사들은 당장 이번 달 임대료 지급 여부를 지켜본 뒤 움직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지스운용이 공모 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전주 효자점과, 13호 펀드로 가지고 있는 4개 점포의 임대료 지급 시기는 각각 내일(7일)과 다음 주 중이다.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매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는데, 정상 운영에는 사업장 임대료 지급도 포함될 것으로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다”며 “당장 임대료가 밀리면 개인 투자자들의 분배금 지급이 밀리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홈플러스 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임대료가 펀드 대출 이자 납부일 전까지 들어와야 자금 운용 계획을 맞출 수 있다”며 “홈플러스가 임대료 지급을 미루면 수익자 보호를 위해 연체 이자를 물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료 감액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