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테크의 전기차 배터리 신속진단 시스템./조은서 기자

“10시간 걸리던 일이 이젠 10분이면 됩니다. 이 기기를 전기차의 급속충전구에 꽂으면 배터리의 안정성부터 수명까지 다 알 수 있습니다.”

2025인터배터리 행사에 참여한 민테크 부스 모습./ 조은서 기자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전기차 배터리 검사 진단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 민테크 김익점 실장은 배터리 신속 진단 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민테크의 배터리신속진단시스템은 서류가방 크기의 기기로, 휴대용 기기라는 이름에 맞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를 차량에 연결시키면 등록된 태블릿에 해당 배터리의 정보가 나온다.

배터리 신속 진단 시스템이란 차체에서 배터리팩을 분리하지 않고도 전기차 배터리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휴대용 진단 장비다. 현재는 정비업체나 중고차업체가 전기차 배터리의 용량 수명이나 충전 상태, 출력 상태, 균형 상태를 파악하려면 차체에서 배터리팩을 분리해 3억원이 넘는 충·방전하는 장비에 연결해야 한다. 이 과정은 10시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민테크의 배터리 신속 진단 시스템은 차체에서 배터리를 분리할 필요가 없는 데다 10분 내 진단이 가능하다. 배터리의 전류를 흘려보내 저항을 측정하는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덕분이다.

김익점 실장은 “배터리 진단 기술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테크가 개발한 EIS 기반의 검사 방식이 전기차 시장에서 표준화된다면 더욱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민테크가 교통안전공단과 공동개발한 것으로, 국내 자동차 기업 H사와도 협업 중인 제품이다. 업체는 교통안전공단과 H사 산하의 경정비 업체들에서 해당 제품이 사용되는 등 추가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테크는 배터리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비온스코프(B-OnScope)’도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민테크는 GS 계열의 모바일 서비스 업체 GS엠비즈와 비온스코프를 시범 운영 중이다. 운전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알 수 있다.

내후년까지 정부가 도입할 ‘전기차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제도’가 회사에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민테크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제도가 도입되면 모든 배터리사는 전기차를 폐차할 때 재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구분해야 한다. 홍영진 민테크 대표이사는 “중고차 시장 등에서 배터리 신속진단시스템이 시장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대표는 “올해 배터리 신속진단 시스템의 매출을 제외하고서도 400~4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며 “신규 수주는 약 600억원 규모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신제품의 예상 매출은 더 두고 봐야 한단 입장을 밝혔다.

한편 참가자들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은 전기차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거라고 입을 모았다. 홍 대표는 “부품 가격이 낮아져 내연차 대비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 구조를 갖게 되면 자동차 회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된다”며 “마진이 남는 전기차 시장으로 기업들이 몰리면 캐즘은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이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추세이기에 배터리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