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뉴스1

금융감독원이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에 방문해 10개 핀테크 및 전자결제대행(PG)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간담회를 연다. 금감원이 올해 정보기술(IT)·디지털 전담 부서를 신설한 만큼 전자금융거래업계와 소통을 강화하며 관리·감독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2일 이근주 핀테크산업협회장 및 대형 전금업자 CEO 10명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는 이종오 금감원 IT·디지털 부문 부원장보 주재로 열리며 전자금융감독국과 전자금융검사국의 국장들도 동석한다. 업계에선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승건 토스 대표 등 네카토(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 수장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이외 금감원은 쿠팡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페이의 정찬묵 대표도 간담회에 불렀다. 박준석 NHN KCP 대표, 임한욱 토스페이먼츠 차기 대표, 김광철 나이스페이먼츠 대표, 문병래 페이업 대표 등 주요 PG업체 CEO들도 참석 대상이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와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도 이번 간담회에 참석할 방침이다.

이번 간담회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에 입주한 네이버페이 사무실에서 진행된다. 금감원과 여러 금융사 CEO들이 한꺼번에 만나는 행사는 보통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혹은 업권별 협회에서 열린다. 이러한 관례를 고려하면 간담회 개최 장소로 네이버페이 사무실 선정은 이례적인 경우다.

금감원이 네이버페이를 콕 집어 방문하는 이유는 현장 행보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네이버페이는 국내 대표 전금업자라는 상징성을 쥐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연간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금액은 40조원에 달한다. 네이버페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도 200만명을 웃돈다. 금감원도 업계 내 입지를 고려해 올해 첫 전금업자 정기검사 대상으로 네이버페이를 지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전자금융거래 규모 1위 업체라는 네이버페이의 상징성과 네이버페이 사무실이 있는 성남시 내에 많은 전금업자들이 밀집해 있다는 지역 특색과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리인 만큼 금감원 본원보다는 바깥에서 간담회를 여는 게 더 적합하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선불충전금과 판매대금 관리 규제 준수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 발발 이후 금융 당국은 전금업자 관리·감독 강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금업자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는 권한과 전금업자의 판매대금 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 전금업자 전담 감독·검사국을 새로 만들었으며 올해부터 전금업자 대상 정기검사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