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지난해 감독행정에 나선 이후에도 경영인 정기보험에 대한 절판 마케팅이 성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은 절판 마케팅이 특히 의심되는 보험사를 상대로 우선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경영인 정기보험은 기업이 경영진의 유고 등에 대비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을 피보험자로 가입하는 보장성 보험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한 경영인 정기보험 관련 점검 결과, 단기 판매실적을 위한 수익성 없는 고수수료·고환급률 설계, 특별이익 제공 등 모집조직의 불건전 영업행위, 탈세 수단 활용 등 경영인 정기보험 설계·판매·인수·사후관리 모든 과정에서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24일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경영인 정기보험의 모집수수료율과 환급률을 상향해 차익거래 유인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차익거래는 모집수수료와 해약환급금, 시책 등 환수금이 납입보험료보다 많아 장기유지보너스를 받은 뒤 계약을 해지해 차익을 남기는 것을 뜻한다.
판매 단계에서는 일부 보험 설계사들은 개인사업자에게 경영인 정기보험이 법인전환과 상속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고액의 계약을 따내는 등 불완전 판매가 성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GA 소속 설계사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직접 금전 등 특별이익을 제공하거나, 가상계좌 보험료 납입 실입금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가상계좌를 활용해 보험료를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설계사가 다른 GA 소속 설계사 명의로 고객을 모집한 뒤 명의상 설계사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거나 설계사들끼리 상호 보험료를 대납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 계약을 해지해 차익을 수취하는 작성계약 의심 사례도 적발됐다.
특히 계약자를 변경할 때 새로운 계약자에 대한 확인을 하지 않아 법인과 무관한 제3자 계약 유입이 발생, 피보험자가 법인 경영진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경우 법인 계약자에게 귀속될 고액의 해약환급금이 타인에게 귀속돼 우회 상속이나 증여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부터 같은달 31일까지 11개 보험사의 일 평균 경영인 정기보험 계약 체결 건수는 327건으로 전달(303건) 대비 7.9% 늘어났다. 일평균 초회보험료는 115억3900만원으로, 전달(61억6200만원)보다 87.3% 치솟았다.
금감원은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법상 허용하는 최대 수준의 제재로 시장질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경유·작성계약이나 특별이익 제공에 대해서는 계좌 추적 등을 통해 거래를 차단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상속·증여세 탈세 의심행위에 대해서는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제공하는 등 수사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