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지난 2023년 첫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서울보증보험이 주주환원 정책을 무기로 내세우며 재도전에 나섰다. 서울보증보험은 2년 전 상장 철회 당시 기관투자자의 지적을 받은 공모 구조 등을 대수술하며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간담회를 열고 “이번 상장을 통해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보험사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대표 배당주로서 시장투자자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인 서울보증보험의 가장 큰 변화는 몸값이다. 이번 서울보증보험은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를 2만6000~3만1800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2023년 10월 첫 공모 당시 밴드를 3만9500~5만1800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당시 공모액은 2757억~3616억원으로 현재(1815~2220억원)와 비교하면 35~38%가량 낮춘 셈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도 4조5560억원에서 3조1431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서울보증보험은 작년 연결산 배당금액을 2000억원으로 확정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강화했다. 이 대표이사는 “배당 기준일이 4월 초로 예정된 만큼 이번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배당 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할 경우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모주 상장 직후 매물 출회로 주가가 떨어지는 오버행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2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배당 계획도 예고한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따라 글로벌 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서울보증보험 첫 공모 당시에도 미국 국채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이탈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권홍열 서울보증보험 자산운용본부장은 “첫 공모 당시에는 주주환원 정책이 확정된 게 없었고,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5%까지 급격히 치솟으며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며 “다만 이번에는 금리 인하 추세인 데다, 몸값을 낮추면서 밴드 상단 기준으로는 9%, 하단 기준으로는 11%의 배당수익률이 나오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보험업의 배당률 평균치는 5%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금융지주(8.3%), 손해보험(4.7%), 카드(5.9%) 등으로 집계된다. 서울보증보험이 피어 그룹으로 선정한 삼성화재는 4.19%, DB손해보험은 5.46%, 현대해상보험은 8%다.

서울보증보험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최근 3년 동안의 배당성향은 2021년 50.2%, 2022년 49.7%, 2023년 49.9%로 집계됐다. 2024년의 경우 결산에서 확정한 2025년 배당금 총액은 2000억원을 감안하면, 상장 후 발행주식수(6982만1598주)를 고려할 때 주당 배당금은 약 2864원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첫 공모 당시와 달리 몸값과 주주환원 정책 등을 상당 부분 보완했고,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역시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잔여 지분에 대한 매각 물량 및 시점을 결정하기로 하며 보호예수 기간을 1년으로 연장했다”며 “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병행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내달 5일과 6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상장 예정일은 3월 1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