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저축은행. /연합뉴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매각 활성화를 위한 전 금융권 합동 매각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계열사인 저축은행들은 일반 저축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축은행업계의 실적 부진을 피해 갈 수 없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 연간 실적은 111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859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가장 컸고 그 뒤를 하나저축은행(322억원), KB저축은행(114억원) 순이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신한저축은행만이 179억원 흑자를 냈지만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1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적자를 기록한 KB, 우리금융, 하나저축은행 중에서는 KB저축은행 만이 전년 대비 적자 폭을 감소시켰다. 2023년 90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KB저축은행은 지난해 적자를 114억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우리금융과 하나저축은행은 적자폭이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각각 15.49%와 12.14%로, 지난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금융지주 계열사 저축은행들은 모회사의 자본력이나 지원, 일반 저축은행들보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재무구조가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로 인한 조달 비용 상승과 경기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악화로 4대 금융지주의 저축은행마저 버티지 못한 채 2023년 적자로 전환한 뒤 2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2018년부터 늘어난 시장 유동성에 부동산PF 투자를 크게 늘린 것이 독이 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당시 부동산이 호황을 누리면서 저축은행업계는 PF와 브릿지론 등 고위험여신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충당금 적립부담이 불어나면서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됐고 2년째 재기의 기회를 모색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도 부동산 경기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측되면서 업계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금리 하락까지 예측되면서도 전반적인 경기 부진으로 부실 위험이 높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업계는 올해도 사업 목표를 여수신확대보다는 부실 채권 매각을 통한 자산 건전성 확보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를 비롯한 9개 금융권 협회는 부동산PF 사업장 매각을 위한 합동 공시를 시작했으며, 저축은행중앙회는 부실채권 매각 전문사를 상반기 내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실사업장 매각은 물론 전문사 설립도 더딘 상황이다. 최근 금감원에서는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 충당금 적립비율을 저축은행별로 최소 50% 이상 유지하라는 방침을 내리면서, 저축은행권의 대손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