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7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사들이 밸류업(가치 제고) 정책에 호응하고, 주가 하락 방어 등을 위해 자사주 취득·소각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 기업 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는 2023~2024년 자기주식 취득과 처분·소각·체결 공시를 제출한 국내 상장사(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를 조사한 결과, 작년에 자사주 매입은 14조 3156억원으로 전년(8조 2863억원)보다 72.8% 늘었다고 밝혔다. 또 상장사들의 작년 자사주 소각 규모는 12조1399억원으로 전년의 4조7429억원 대비 156% 급증했다.

지난해 자사주를 가장 많이 취득한 기업은 고려아연으로 조사됐다. 고려아연은 작년에 2조1249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였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된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사주 공개 매수 전략을 발표했다. 고려아연 다음으로 자사주를 많이 매입한 곳은 삼성전자로, 작년에 1조9925억원가량을 취득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4만원대까지 떨어지자 작년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