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 국민연금공단

작년 말 2년 임기를 마친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이 1년 연임에 성공했다. ‘해외 대체투자’로 요약할 수 있는 국민연금의 올해 투자 방향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금운용본부 임직원 사이에선 추가 1년을 보장받은 서 CIO가 조만간 고위급 운용역 인사에 나설 것이란 말이 돈다.

호주 임대용 주택 조감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제공

12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곧 서 CIO의 1년 연임 인사를 낼 예정이다. 국민연금 CIO 연임 여부는 상위 기관인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공단 이사회나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사항은 아니다. 현재 서 CIO는 연임에 관한 세부 계약 내용을 공단 측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말 취임한 서 CIO의 임기는 원래 지난해 12월 26일까지였다. 국민연금 CIO 임기는 기본 2년이고 성과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서 CIO가 재임 기간 두 자릿수 투자 수익률을 달성한 만큼 연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작년 12월 초 예기치 못한 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지금까지 연임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새 임기 만료일은 기존 임기 만료일로부터 1년 뒤인 올해 12월 26일이다.

연임 불확실성을 제거한 서 본부장은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 방향인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 CIO는 기금운용본부 임직원에게 기존 국내외 투자 자산 운용 현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신규 투자 발굴도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서 CIO는 지난달 안준상 부동산투자실장, 김상태 아시아인프라투자팀장 등 대체투자 분야 주요 간부들과 호주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서 CIO는 시드니와 멜버른 등을 돌며 호주 최대 사모펀드(PEF)인 PEP와 글로벌 자산운용사 맥쿼리, 호주 대형 연금 어웨어슈퍼 등과 만났다.

또 서 CIO는 기존 호주 투자 자산인 멜버른 항구와 멜버른 쿼터 타워(MQT), 시드니 오로라 플레이스 빌딩 등의 운용 현황도 점검했다. 국민연금은 2016년 호주·중국 국부펀드와 함께 멜버른 항구 50년 운영권을 97억호주달러(약 8조8700억원)에 인수했다. MQT는 멜버른 중심 업무 지구에 있는 34층 규모 빌딩이다. 시드니 오로라플레이스는 시드니 필립스트리트에 있는 상업·주거용 복합 빌딩이다.

기금운용본부 내부에서는 연임을 확정한 서 CIO가 이달 운용역 인사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 대체투자 부문의 두 축인 부동산투자실과 인프라투자실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역은 “실장급 고위 간부 인사가 날 것이란 소문도 있고, 특정 인물에 관한 인사를 복지부에서 반려했다는 소문도 있다”며 “인사를 앞두고 어수선한 상태”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이 기금 고갈 시기를 늦추기 위한 무기로 ‘해외 틈새·비핵심(Niche & Non-Core) 부동산’을 점찍었는데, 서 CIO의 운용역 인사도 이와 연관된 쪽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데이터센터, 물품 보관 서비스, 기숙사, 요양시설, 단독주택, 생명과학 연구시설, 삼림, 병원·진료시설 등이 틈새·비핵심 부동산 영역에 속한다. 최근 국민연금은 미국·영국·호주 등에 있는 틈새 부동산 시장에 약 2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서 CIO 취임 직전인 2022년 마이너스(-)8.22%의 연간 운용 수익률을 냈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이후 최악의 수익률이었다. 그런데 서 CIO 취임 첫 해 성적이 크게 반전됐다. 202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익률은 13.6%였다. 수익금도 10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4년에도 11월 말까지 12.57%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금 적립금은 1185조521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