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와 기아 본사. /뉴스1

KB증권은 현대차와 기아 주가에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리스크가 반영됐다고 11일 평가했다. 다만 수익성 제한과 기술 격차 등 악재가 남아있어 투자 매력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로는 한국에 미치는 피해가 크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도 미국이 중국에 10%,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해도 미국 수출은 오히려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5%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때다. 강 연구원은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미국산 수입품에 무관세를 적용 중이어서 상호관세가 적용될 수 없으나, 미국이 협상력 강화를 위해 한국산 자동차에 일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KB증권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멕시코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와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1조9000억원, 2조4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최대한 활용해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이는 점을 포함한 수치다.

강 연구원은 “멕시코에 이어 한국산 자동차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으로 공급되는 자동차 절반 이상에서 공급 비용이 일시 증가해 미국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추가 관세 카드를 고집할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협상 카드로는 활용하고자 할 수 있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관세 정책 등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현대차와 기아 주가에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전날까지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각각 4.4%, 6.3%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악재 노출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게 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인센티브(자동차 제조사가 딜러사에 지급하는 보조금) 증가, 재고 보충 수요 종료 등을 고려할 때 완성차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을 올릴 요인이 많지 않다”며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 자율주행 개발 등에서도 선도업체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완성차의 투자 매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