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절세 계좌 이중과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배당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지속해서 팔아치우고 있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이날 12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이중과세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 지난 5일부터 4거래일째 ‘팔자’에 나섰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도 총 400억원에 육박한다. 또 개인이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에 대해 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인 것은 2023년 6월 상장 이래 처음이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미국 대표 배당 ETF인 ‘슈드(SCHD)’를 본뜬 상품이다. ‘타미당’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배당 투자자들 사이에서 절세 계좌 대표 상품으로 꼽혀왔다. 미국 우량주가 기초자산이고 매달 분배금을 받아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뿐만 아니라 한국판 슈드로 분류되는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등도 개인이 지난 5일 이후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납부세액 과세방법이 올해부터 바뀐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펀드가 외국에 내야 할 세금이 발생하면 먼저 납부하고, 국세청으로부터 환급을 받는 구조였다. 이에 절세 계좌로 국내 상장 해외 ETF에 투자하면 배당소득 관련 세금을 내지 않거나, 저율 과세(9.9%)만 부담한 뒤 연금 수령 시기에 연금소득세 3.3~5.5%를 냈다. 세금을 내는 시점을 미뤄 돈을 더 굴릴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해부터 펀드 환급 절차가 사라졌다. 펀드 분배금이 투자자에게 처음부터 해외에 낸 세금을 떼고 지급된다. 결과적으로 연금 계좌를 활용한 과세 이연·저율 과세 효과가 사라지고, 오히려 외국에 세금을 내고 나중에 수령 시기에 연금소득세를 또 내는 이중과세에 놓이게 됐다.

정부는 일단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경우 투자자가 이미 외국에 낸 세금을 따로 집계해 뒀다가 계좌 만기 때 최종 부과받는 세금에서 빼주는 대책을 마련했다. 다만 이 같은 개정 세법 시행령은 오는 7월에나 시행될 예정이다.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법을 개정해야 해서 ISA보다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