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정신과 진료를 받는 환자가 꾸준히 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우울증 진단을 받으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과거 정신질환은 보험에서 면책 조항으로 포함돼 있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전용 상품을 내놓는 데 이어 치매 등을 보장하는 간병보험에서도 관련 특약을 내놓는 추세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정신질환 진단비 보험을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판매 중이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3.0′은 식사장애 입원 치료비, 스트레스 관련 특정 정신질환 및 질병 진단비, 특정 수면검사 지원비 등을 보장한다. 배타적사용권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독창적인 상품에 대해 일시적으로 독점적인 판매 권리를 주는 일종의 ‘특허권’이다.

캐롯손해보험도 정신질환 치료비 보험인 ‘마음케어모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우울증, 조현병, 공황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진단 후 1년 이내에 치료제를 90일 이상 처방 받은 경우 중증도에 따라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롯데손해보험의 ‘ALICE 여성건강보험’은 정신질환 치료비를 보장하는 특약을 제공한다. 정신질환 종류에 따라 진단일로부터 1년 이내에 90일 이상 약물 처방을 받은 경우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정신질환은 보험 약관에서 면책 사항으로 분류돼 보장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기존 간병보험 상품의 면책 사항에는 알코올 중독, 조현병,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인한 인지 기능 장애가 포함돼 있었다.

또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보험을 통해 보장받으려는 인식이 부족해 정신질환 보장 보험의 개발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정신질환 특성상 만성적이고 재발 우려가 크고 장기간 치료가 필요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이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보험사에서 정신질환을 부분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간병보험에 정신질환을 보장하는 추세다. 우울증이 경증 치매단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한화손해보험의 ‘한화 치매간병보험 무배당’은 간병보험 상품이지만 경증 치매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한 보장을 신설했다. 알츠하이머치매 진단 후 특정 우울증 진단비와 스트레스 관련 특정 정신질환 진단비를 보장한다.

보험사가 정신질환 보험 상품을 개발하거나 특약을 신설하는 이유는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00만명으로 2018년(75만명)보다 약 33% 증가했다. 불안장애 환자 역시 2021년 기준 86만5108명으로 2017년과 비교해 32.3% 증가했다.

정신질환 관련 보장 상품을 판매하는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특정 질환에 대한 손해율이 높을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상품 경쟁력을 고려할 때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고객이 이 상품이나 특약으로 인해 느끼는 혜택을 고려하면 실보다 득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했다.